지난 23일 국내 증시는 미국 정부의 씨티그룹 지분매입 가능성에 힘입어 급반등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증시의 박스권 복귀를 점치기에 아직 이르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24일 "씨티그룹의 보통주 가격 산정과 같은 구체적인 내용이 아직 합의되지 않아 불확실성 해소까지 추가로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번 증시 조정의 일차적인 요인이었던 동유럽 국가의 디폴트(채무 불이행) 문제도 아직 해결되지 않은 과제로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또 수급 측면에서 외국인의 선물 매도와 프로그램 매매 동향에 별다른 변화가 보이지 않고 있다며, 미국 금융불안 해소 없이는 박스권 복귀와 추가 상승을 낙관하기 어렵다고 류 연구원은 판단했다.

그는 특히 "기대하던 글로벌 금융시장 안정이 지연되면 월말월초 매크로지표의 부정적인 영향에 직접적으로 노출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시장의 재상승에 진통이 수반될 것으로 보고, 글로벌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정책 대응과 시장 반응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하라고 조언했다.

다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지수 1000선 이탈과 동유럽 국가의 붕괴에 따른 이머징 증시의 동반 폭락, 3월 위기설 현실화와 같은 극단적인 시나리오의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류 연구원은 "미국 정부의 씨티그룹 추가 지분확대 논의는 재확대되고 있는 글로벌 2차 금융위기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선제적인 조치이며, 원·달러 환율과 관련된 3월 위기설의 경우 정부가 2000억달러 규모의 외환 보유고 활용 등 시장개입을 시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 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