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23일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세계 각국이 동시에 재정확대 정책을 쓰는 '글로벌 딜'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새 정부 출범 1주년을 기념해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미래기획위원회와 경제 · 인문사회연구회가 공동 개최한 '글로벌 코리아 2009' 국제학술회의 기조연설을 통해 "각국이 실물경제 위축과 대량 실업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합심해서 '글로벌 딜'을 만들어내는 것이야말로 이 시대 금융위기를 풀어내는 해법이라고 확신한다"며 이같이 제안했다.

글로벌 딜은 국제공조를 말로만 하지 말고 오는 4월 런던 G20(주요 20개국) 금융정상회의 때 국가별로 재정투자 실천계획을 합의하자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보호무역주의 움직임과 관련,"일부 국가에서 자국의 산업과 고용만을 우선하는 보호무역 조치들을 취하고 있고 금융 보호주의 경향까지 나타나고 있다"며 "그러나 어떤 이유로도 새로운 보호무역 장벽을 쌓는 것을 세계가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세계무역기구(WTO) 모든 회원국이 도하개발 아젠다(DDA)의 연내 타결을 목표로 하루빨리 본격적인 협상 재개에 합의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기조 강연자로 나선 로버트 루빈 전 미국 재무부 장관은 "국가별 경제 여건의 차이가 있으나 국제적 정책 공조 강화는 '제살 깎아먹기식' 자금 회수나 보호주의를 억제하는 데 반드시 필요하다"며 "정책 공조를 위해서는 각국이 주권의 일부를 양보하는 것도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스칼 라미 WTO 사무총장은 "각국의 무역정책에서 보호주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지를 면밀히 지켜보고 있으며 이에 대한 보고서를 다음 달 중순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도미닉 바튼 맥킨지&컴퍼니 회장은 "4월 열리는 G20 회의에서 의장국인 한국이 중추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영식/박수진 기자 hongys@hankyu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