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을 추진 중인 KT와 KTF 주가가 하락하면서 주식매수청구권이 양사의 합병에 큰 변수로 등장했다. 주주들이 대규모로 주식매수청구권을 신청할 경우 합병이 무산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23일 KT와 KTF는 각각 엿새와 사흘 만에 반등했지만 주가는 매수청구권 가격을 크게 밑돌고 있다. KT는 이날 0.14% 오른 3만5850원으로 마감했지만 매수청구가격(3만8535원)보다 약 7.5% 낮은 수준이다. KTF 종가도 2.55% 오른 2만6150원을 기록했지만 앞으로 11.9% 더 올라야 매수청구가격(2만9284원)에 이른다.

양사는 정부의 합병 승인을 전제로 오는 3월27일 주주총회를 열어 합병을 결의한 뒤 주총 후부터 4월16일까지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로부터 매수청구를 받을 예정이다. 그러나 매수청구 금액이 KT 1조원,KTF 7000억원을 넘을 경우엔 합병을 취소할 수 있도록 했다.

성종화 메리츠증권 연구위원은 "주식매수청구 자금이 많이 투입될수록 합병법인의 가치 하락은 불가피하다"며 "따라서 대규모 주식매수 청구에 대한 우려가 커질수록 주가가 추가적으로 떨어지는 악순환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황성진 푸르덴셜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KT와 KTF의 주가 하락은 정부의 합병 승인 및 인가 조건에 대한 불확실성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며 "정부 방침이 확정돼야 합병 성사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