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올봄 주택 공급 시장에 꼭 들어맞는 표현이다. 분양 성수기인 3월이 다가왔지만 분양은 1,2월에 비해 더 큰 폭으로 쪼그라들 전망이다.

22일 부동산정보업체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다음 달 전국에서 16개 단지,총 1만3990가구의 신규 주택이 공급될 예정이다. 이 가운데 일반 분양분(조합원 등 물량을 제외한 일반 청약분)은 9773가구(임대,오피스텔 제외)로 2007년 3월의 4만6112가구에 비해 79% 줄었다. 분양가 상한제를 피해 공급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진 작년 3월(5만4602가구)의 18% 수준에 불과하다.
분양 성수기 3월에도 '공급 가뭄' 여전
지역별로는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9개 단지에서 총 4438가구가 일반 분양된다. 대전에서는 2개 단지 1589가구가 분양되며 대구(1032가구) 부산(207가구) 강원(1212가구) 경북(196가구) 충남(1099가구)에서 각각 1개 단지씩 분양될 예정이다.

주택 공급 가뭄 사태는 올 들어 심각한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국토해양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에서 공급된 공동주택은 6136가구.지난 3년(2005~2007년)간 1월의 평균 공급물량인 1만가구보다 39% 줄어든 물량이다.

스피드뱅크가 조사한 2월 공급 예정 물량은 전국 4개 단지,총 4445가구다. 이 가운데 2491가구(임대,오피스텔 제외)가 일반 분양돼 2007년(9932가구)보다 75%,작년 (3만2548가구)보다는 92%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주택 공급이 부진한 것은 경기 침체가 계속되고 있고 기존 아파트값도 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건설사들이 신규 주택을 분양하는 시기를 연기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폐지 등의 호재가 올해 주택 공급을 늘리는 데 얼마나 기여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상한제가 폐지되더라도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는 건설사들이 주택 공급을 당장 확대할 수 있는 여유가 없어서다. 더욱이 건설사들이 부담이 덜한 재건축 · 재개발 사업에만 집중하고 있어 일반분양 물량이 크게 줄어드는 측면도 있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연구소장은 "정부가 올해 분양하는 신규 주택에 대해서도 양도소득세를 감면 또는 면제하겠다고 밝혔지만 불황으로 인해 단기간에 주택 공급이 늘어나고 분양시장이 활성화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