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 국가들이 대거 디폴트(채무 불이행) 위기에 처했다는 소식이 퍼지면서 '동유럽발 제2 금융위기'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이 여파로 아시아 증시가 급락하는 등 국제 금융시장이 다시 불안한 모습이다.

영국 텔레그라프는 16일(현지시간) 러시아 우크라이나 라트비아 등에 이어 아일랜드 루마니아 헝가리 폴란드 체코 등 동유럽 국가의 부채가 위험 수위에 달하면서 금융 시스템 붕괴가 2라운드에 접어들고 있다고 전했다. 루마니아는 이날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요청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미국 경제전문 사이트인 마켓워치는 아일랜드를 2차 국제 금융위기의 도화선으로 지목했다. 아일랜드는 작년 11월 IMF로부터 21억달러의 구제금융을 받은 아이슬란드와는 달리 유럽연합(EU) 회원국인 데다 유로화를 사용하고 있어 유럽 경제와 유로화 가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헝가리와 체코 폴란드 등도 최악의 경제위기를 맞아 통화가치 추락을 겪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4000억달러에 달하는 민간 부문 채무 상환을 연기했다는 소문이 나돈 이후 디폴트 우려가 부각되고 있으며,지난해 말 이미 IMF 구제금융을 받은 우크라이나와 라트비아의 상황도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동유럽 디폴트 설로 세계 증시는 일제히 급락세를 보였다. 17일 코스피지수는 48.28포인트(4.11%) 떨어진 1127.19로 장을 마쳤다. 일본 닛케이와 홍콩 항셍,대만 가권지수 모두 1~3%대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2.93% 급락했다. 유럽 주요 증시도 2~3%대 하락했고 뉴욕증시는 3% 이상 급락세로 출발했다.

원 · 달러 환율은 6거래일 연속 급등,전날보다 28원 뛴 달러당 1455원50전으로 거래를 마쳤다. 작년 12월5일 1475원50전 이후 최고 수준이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