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결혼을 앞둔 동료를 대신해 화왕산에 갈 정도로 일꾼이었는데 우째 이런 일이...”

화왕산 억새태우기 행사 도중에 숨진 경남 창녕군 환경과 직원 윤순달씨(36·여)가 결혼을 일주일여 앞둔 동료를 대신,행사 안전요원으로 자원해 근무에 나섰다가 화를 당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11일 새벽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유전자(DNA) 분석결과를 통해 윤 씨의 사망소식을 확인한 동료들은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가슴에 검은색 ‘근조’ 리본을 단 윤 씨의 동료들은 근면성실했던 고인의 모습을 기억했다.한 동료는 “평소에도 동료들의 업무뿐 아니라 갖가지 대소사를 잘 챙기고 자신이 맡은 일도 똑 부러지게 해 환경부 장관상을 2차례나 받았을 정도로 열정적인 여성이었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기는지”라며 착잡한 심정을 나타냈다.이 동료는 “윤 씨는 다른 엄마들처럼 아이들과 함께 있어주지 못한다는 안타까움에 입학식과 운동회가 있으면 시간을 쪼개서라도 참석하고 주말에는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하는 따뜻한 엄마였다”며 “아직 어린 아이들에게 이 사실을 어떻게 전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윤 씨는 창녕군청 건설과에서 근무 중인 남편 박하영씨(38)와의 사이에 초등학교 4학년과 1학년에 올라가는 아들 두 명을 두고 있다.

창녕군공무원노동조합은 윤 씨를 비롯한 사망자들을 위해 성금운동을 벌이는 한편 윤 씨의 발인일인 13일 오전 군청 앞 마당에서 노제를 벌일 계획이다.윤 씨는 9일 화왕산 억새태우기 행사 중 배바위 부근에서 안전요원으로 투입됐다가 갑자기 불어닥친 화염에 휩싸여 희생됐다.

창녕=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