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그룹이 대대적으로 경영진을 교체했다. 지주사의 이백순 부사장(57)이 새 은행장으로 내정되고 신상훈 행장(61)은 지주사 사장으로 옮긴다. 임기가 끝난 이동걸 굿모닝신한증권 사장(61)후임엔 이휴원 부행장(56)이 내정됐다. 세대교체는 이뤄졌지만 라응찬 회장을 축으로 한 지도체제의 근간에는 큰 변화가 없다고 할 수 있다.

◆경영진 세대교체,위기관리형

이 내정자는 소탈한 친화력과 강한 업무 추진력이 특징이다. 조직에 대한 충성심과 고객 · 영업 제일주의,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정신 등 신한금융그룹의 DNA(유전자)를 두루 갖춘 인물로 평가받아왔다. 금융위기를 돌파해 리딩뱅크로 도약하려는 신한은행을 이끌 적임자라는 지적이다. 지금까지 지주회사의 전략을 짜고 전체 자회사를 조율해온 역할을 맡아왔던 점에서 조직의 안정성을 살렸다.

이 내정자는 덕수상고를 졸업한 후 1971년 제일은행에서 은행원 생활을 시작했다. 1982년 신한은행으로 옮겨 비서실장,도쿄지점장,중소기업본부 영업추진부본부장 등을 지냈고 2004년 신한금융지주 상무,2006년 신한은행 부행장을 맡았다. 이어 2007년 8월 이후 신한지주 부사장으로 그룹경영 주주관리 리스크관리 등을 담당해왔다. 도쿄지점장과 신한금융지주 상무 등을 역임하면서 주주관리 업무 등을 담당해 재일동포 주주들로부터 두터운 신임을 얻었고,신한금융지주 부사장을 거치면서 그룹 내 핵심 경영진의 일원으로 입지를 굳혔다.

이 내정자는 짐 콜린스의 저서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Good to Great)'에서 나오는 '단계5의 리더십'을 자주 인용한다. 화려하고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단계4의 리더십보다는 "남 앞에 나서는 것을 좋아하지 않지만 자기 일에 대해 강한 의지와 성실함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그는 지주 사장으로 자리를 옮길 신 행장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경영협조가 잘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동지상고 출신으로 폭넓은 인맥과 대외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강점인 이휴원 굿모닝신한증권 사장 내정자는 투자은행(IB) 담당 부행장을 지내 전문성과 리스크 관리 역량 등을 인정받아 증권 계열사 사장을 맡게 됐다. 한도희 신한캐피탈 사장은 부임 후 지속적인 영업 신장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유임됐다.

◆자회사 임원도 물갈이

자회사 인사에서는 업무 능력을 중시했다. 신한카드는 부사장에 신한종합연구소 출신의 핵심 브레인으로 꼽힌 이춘국 브랜드전략 담당 상무와 김종철 신한은행 본부장을 각각 선임하고 남인 전 금융감독원 국장을 상근 감사위원으로 임명했다. 신한캐피탈은 송선열 신한은행 기업고객본부장을 부사장으로 선임했다.

신한은행은 박찬 이정원 진찬희 김형진 이영훈 이성락 부행장보를 부행장으로 올렸고,대기업 영업통인 이동대 영업추진본부장과 자금업무를 주로 맡아온 오세일 영업추진본부장,인사 · 기획부장 등을 거친 조용병 뉴욕지점장,기업 영업을 해온 문종복 충무로극동기업금융지점장을 전무로 승진시켰다.

임기만료된 권점주 신한은행 부행장과 김희건 신한카드 부사장,이진국 · 현승희 굿모닝신한증권 부사장,이강모 신한신용정보 감사는 각각 유임됐다.

◆지주 사장 · 제주은행장 12일 발표

신한금융지주는 지주 사장과 제주은행장을 12일 발표할 예정이다.

신한지주 부사장 자리에는 이날 유임된 권점주 신한은행 부행장이,제주은행장에는 허창기 신한은행 부행장이 거론되고 있다. 이인호 지주 사장과 은행의 이남 김성우 김학주 부행장은 용퇴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재형 기자 j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