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경기선이라 불리는 120일 이동평균선의 저항에 부딛쳤다.

실질적으로는 박스권 장세의 상단에서 막힌 모습인데, 이격도가 확대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주가는 단기적으로 숨고르기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 동안 국내증시 강세를 견인했던 가장 큰 요인은 한국시장에 대한 차별적인 외국인 매수였다. 외국인 매수가 지속된 이유는 지난 연말 원화가 급락하면서 달러기준 코스피(KOSPI)가 매우 쌌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글로벌 대비 국내증시의 차별적 강세가 지속되면서 이제 달러 기준으로도 코스피는 글로벌 평균 수준에 도달했고, 외국인 관점에서 더 이상 싸지 않은 수준이 됐다. 따라서 외국인 매수강도가 지속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며, 국내증시의 상대적 강세도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박스권 상단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경기사이클이 바닥을 치고 있다는 시그널이 있어야 한다.

아직까지 신용시장에서나 경제지표에서나 그런 시그널은 감지되지 않고 있는 점이 문제가. 당분간은 정책기대감와 낮은 주가가 하단을 지지하고, 펀더멘털 부진이 상단을 제한하는 박스권 등락 흐름에서 탈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오늘 밤 예정되어 있는 미국의 빅 이벤트 중에서 경기부양책 상원표결보다는 금융시장대책 발표에 더 주목해야 한다.

오늘 상원 예비표결 통과에도 불구하고 미국 주가지수선물이 하락세를 나타낸 것은 경기부양책 기대가 어느 정도 반영된 것을 의미한다. 구제금융안 내용과 시장 기대수준 충족 여하에 따라 투자자의 심리가 결정될 것이다.

한편 국내 증시는 박스권 상단에서 숨고르기 양상을 보이면서 순환매 흐름이 지속될 전망이다.

과거 금융위기 이후 3번의 금통위에서 건설·금융 섹터가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했는데, IT·자동차가 단기 조정 흐름을 보이면서 금리인하 재료가 해당 섹터의 순환매 매기를 자극할 것으로 예상된다.

/SK증권 투자전략팀 최성락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