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전국 25개대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의 모임인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이사장 김건식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장)는 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개정을 추진중인 변호사시험법을 정부안에 비해 개악하려 하고 있다”며 “개악시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법학전문대학원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국회 법사위는 지난 6일 소위원회 회의에서 변호사시험관리위원회의 구성과 관련해 ‘판사 1인,검사 1인’으로 되어 있는 정부개정안의 내용을 ‘판사 2인,검사 2인’으로 수정하고 “‘공법,민사법,형사법,선택1과목 등 총 4과목’인 논술형 필기시험을 ‘공법,민사법,형사법,선택1과목,실무평가 등 총 5과목’으로 수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협의회는 “법학전문대학원 졸업생들이 치르게 될 변호사시험은 ‘법률가로서의 기본소양 및 자질을 평가하는 시험으로 법학전문대학원의 교육과정을 충실하게 이수한 경우 비교적 어렵지 않게 합격할 수 있는’ 자격시험이어야 하는데 법사위 소위의 이같은 수정은 정부안의 개악”이라고 주장했다.

협의회는 “변호사시험은 ‘사법고시’가 아니라 어디까지나 ‘변호사’시험이며,로스쿨 시대의 변호사들은 법정에서의 업무를 훨씬 뛰어넘은 다양한 법률사무를 담당하게 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시험관리위원회에 판사와 검사의 참여를 늘려야 할 필요성이나 정당성을 찾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또 “변호사시험이 사법고시와 달리 법학전문대학원에서 3년 동안 체계적인 교육을 받았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자격시험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시험과목을 증가시키는 것 역시 제도의 중복을 심화시킬 뿐”이라고 덧붙였다.협의회는 이어 “법사위 소위가 추가하겠다고 하는 ‘실무평가’라는 시험과목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논의조차 된 적이 없다”며 “25개 법학전문대학원이 각각의 개별영역을 특성화분야로 삼고 있는데 그 모두를 아울러 논술형으로 실시하는 하나의 ‘실무평가’ 과목이란 성립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협의회는 “국회 법사위 소위의 개악시도는 법학전문대학원제도 및 변호사시험제도 도입의 기본취지조차 이해하지 못한 데서 나온 것”이라며 “그러한 시도를 당장 철회하고 변호사시험이 진정한 ‘자격시험’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을 촉구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