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레지의 여왕’ 이미자(68)가 데뷔 50주년 앨범 ‘이미자 50년, 세상과 함께 부른 나의 노래 101곡’을 발표, 가요계에 돌아왔다.

1959년 ‘열아홉 순정’으로 19세의 어린 나이에 가요계 데뷔한 이미자는 이후 ‘동백아가씨’ ‘섬마을 선생님’ ‘기러기 아빠’ 등 2100여 곡에 달하는 노래를 담은 500여장의 앨범을 발매하며 최고의 인기를 구가, 명실상부 ‘한국 가요계의 전설’로서의 입지를 다져왔다.

9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 코스모스홀에서 열린 50주년 기념 앨범 발매 및 전국순회공연 기자회견에서 이미자는 “50주년 음반을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을 못했는데 감회가 새롭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미자는 “여러 가지로 어려운 시기에 50주년을 맞았다. 데뷔 당시에도 한국의 상황이 어려웠는데 지금 또한 상황이 여의치 않은 것 같다”면서 “과거에도, 지금도, 내 노래가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힘에 보탬이 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이번 앨범 발매에 남다른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이미자는 “내 노래가 밝은 것보다는 삶의 어려움을 담은 곡들이 많다”면서 “‘동백아가씨’, ‘섬마을 선생님’, ‘기러기 아빠’가 개인적으로 애착이 간다. 금지곡으로 묶여서 만 20년 이상을 구할 수도, 부를 수도 없는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이후 어디를 가든지 빼놓지 않고 부르고 있다”라고 3대 히트곡과 관련한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이미자는 “이들 곡들은 1987년 해금이 됐다. 만 22년 만이다”면서 “특히 박정희, 전두환 대통령이 애착을 가지고 좋아해주셨다. 김대중 대통령과 김종필 전 총재도 많이 사랑해 주셨는데 김종필 총재는 ‘섬마을 선생님’을 어코디언으로 오리지널로 연주해준 적도 있다”라고 회상했다.

한편, 이미자는 데뷔 50주년 기념 앨범 발매와 동시에 전국순회공연에 나선다.

오는 4월 2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공연을 시작으로 대구, 대전, 수원, 목포, 부산 등을 거쳐 오는 12월 27일 성남아트센터에서 피날레를 장식할 예정.

이미자는 “60년, 70주년 기념 공연을 과연 할 수 있을지 그 점은 미지수다. 다만 50주년을 맞이한 오늘, 전통가요의 맥을 잇고 싶었고 그 흔적을 남기고 싶어 이번 공연을 마련하게 됐다”면서 “큰 도시의 위주가 아닌 나를 필요로 하고, 나의 노래를 즐겨주시는 분들이 계시는 곳에서 기념어린 공연을 펼치고 싶다”라는 바람으로 '50' 생일을 기념했다.

뉴스팀 김명신 기자 s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