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빌 게이츠(53)가 강연 도중 갑자기 청중들에게 모기떼를 날려 보내는 돌출 행동을 했다.

4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롱비치에서 열린 미국 기술오락디자인(TED · Technology Entertainment Design) 컨퍼런스에 참석해 기조 연설을 하던 중 벌어진 일이다. 청중들에게 말라리아에 대한 경각심을 확실하게 일깨워 주고 싶었던 게이츠는 모기떼를 가득 채운 유리병을 준비했다.

그는 연설 도중 "가난한 사람들만 말라리아에 걸려 고통받을 이유가 없다"며 유리병 마개를 열고 모기떼를 공중에 날려 보냈다. 모기에 의해 말라리아가 전염된다는 사실을 알린 직후 벌어진 일이다.

순간 정보기술(IT) 업체 대표와 할리우드 유명 스타,정치인 등 내로라하는 청중들은 기겁을 하며 놀랐다. 장내가 진정되자 게이츠는 그제서야 "이 모기떼는 말라리아 병균이 없는 깨끗한 모기들"이라며 청중들을 안심시켰다.

지난해 마이크로소프트 회장 직에서 물러난 게이츠는 부인 멜린다와 함께 자선 재단을 만들어 말라리아 퇴치에 앞장 서는 등 질병과 가난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한 구호 활동을 벌이고 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