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지난해 1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기록하는 등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LG화학은 30일 기업설명회(IR)를 갖고 작년 매출이 전년보다 34.2% 늘어난 14조4878억원,순이익은 46.1% 증가한 1조26억원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영업이익과 경상이익도 각각 87.2%와 61.0% 증가한 1조4296억원,1조323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이익 모두 창사 이래 최대 규모다.

하지만 작년 4분기엔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감소와 제품가격 하락 등으로 매출은 증가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부진했다. 4분기 매출은 3조236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8%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226억원,순이익은 616억원으로 각각 44.6%와 51.1% 감소했다.

소용환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컨센서스인 2000억원에는 못 미쳤지만 일각에선 영업적자를 우려하기도 했던 점을 감안하면 선방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임지수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4분기 실적 부진엔 재고자산 평가손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4분기 국제 유가가 급락세를 보이면서 원료인 나프타를 수입해 들여오는 동안 원료가격 하락분을 제품가격에 반영하지 못해 손실이 상당했을 것이란 설명이다. 임 연구원은 "예상치 못한 유가 급락에 따른 1회성 비용인 만큼 회사 펀더멘털(내재가치)과는 무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4분기 영업이익에서 2차전지 등 정보전자소재 부문이 큰 기여를 한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평가다. 석유화학 부문과 산업재 부문은 각각 141억원과 202억원의 영업적자를 보였지만 정보전자소재 부문은 17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임 연구원은 "LG화학이 정보전자소재 부문을 육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는데,이 부문이 실적에도 크게 기여해 긍정적"이라며 "특히 제너럴모터스(GM)와 현대자동차에 공급될 2차전지는 향후 성장잠재력이 매우 커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이날 김반석 LG화학 부회장은 "2007년 LG석유화학과의 합병 시너지가 본격화되고 광학 · 전자재료 등 미래성장사업 분야의 매출과 수익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 최대 실적을 올릴 수 있었다"며 "경쟁사와 차별화된 기술력 확보로 2차전지 등 신사업 분야의 시장을 선점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경영/이정호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