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매거진0100] 마곡지구 토지보상금의 행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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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르네상스 사업의 일환으로 대규모 부동산 개발이 예정된 마곡지구, 이 사업을 위해 3조5천억원의 토지보상금이 지급됩니다. 앞으로 토지보상금으로 지급된 막대한 자금이 어떻게 흘러갈지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박영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지난 주 목요일 강서구 마곡지구 강서농협 5층.
마곡지구 보상지원사무소로 지정된 곳입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 은행과 증권사 직원들이 보상금을 유치하기 위해 금융상품 판촉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일단은 보상금에 대한 불만이 있어도 경기가 좋지 않아 대출을 갚는데 쓰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대부분 현금과 채권 위주로 신청하고 계십니다. 아무래도 채권금리가 더 좋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기타 자세한 부분은 개인 소유자에 따라 성향이 다르기 때문에 자세하게 조사한 바는 없습니다.”
“제 뒤로 보이는 곳이 워터프론트가 조성 될 마곡지구 현장입니다. 총 사업비 5조2천억원. 이 중 70%에 해당하는 3조5천억원이 토지보상비로 지급됩니다.”
보상 신청이 정상적으로 접수되면 늦어도 한 달 안에 보상금을 받게 됩니다.
SH공사에 따르면 토지보상건수는 2353건, 주택보상건수는 348건, 공장 등 영업장 보상건수는 685건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토지는 3.3㎡당 300만~500만원, 주택은 3.3㎡당 1000만~1500만원 정도에 보상가격이 정해졌습니다.
하지만 막대한 보상금이 지역 부동산 경기를 되살리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입니다.
통상 보상금을 받으면 주변 지역 땅과 건물 등에 투자했던 예년과는 달리 침체돼 있는 부동산 시장 때문에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단은 집을 사고 싶습니다. 현재는 시장이 불안전해서요. 일단 기다리는 중입니다.”
“지금 특별한 계획은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미래가 불확실하기 때문에 투자를 해서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으니깐 관망하고, 부동산 시세를 봐야 할 것 같아요. 모 주식시장과 부동산이 불안하니깐 정기예금이나 채권으로 가지고 있다가 투자하려고 합니다.”
투자 유치를 나온 증권사 직원도 채권과 같은 안정적인 자산에 투자할 것을 권유합니다.
“고객님 별로 투자 성향이 다르고 토지보상에 따른 자금이 들어오기 때문에 토지에 대한 문의가 많습니다. 금융상품에 대해서 많이 제시를 하고 있습니다. 채권에 대한 추천을 많이 해드리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주변에 있는 공인중개사무소 역시 투자 문의만 이어질 뿐 실제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지금 상당히 많은 문의가 이어지고 있지만 부동산경기가 침체돼 있다 보니 문의 하는 만큼 거래는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은행에 상당부분 예치하고 계시다가 부동산 경기 추이를 보고 문의를 다시 해 오실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들 보상금이 언젠가는 주변 부동산으로 다시 쏟아져 들어올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경기회복과 맞물려 토지 보상대금이 본격적으로 주변 부동산 시장에 유입된다면 그 파급력은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예년만큼은 아니어도 일부 강남권 저가매물 매수세가 커질 수 있고 인근 시장도 유동성 유입효과가 생기는 등 다소나마 호재가 될 것이라는 의견입니다.
“일부 보상금은 기존의 대출을 갚고 2조 이상은 단기자금으로 이동될 것으로 보입니다. 부동산 시장이 어느 정도 가격 상승 기미를 보인다면 주변의 토지나 아파트 빌딩 쪽으로 몰릴 것 같습니다. 여기에 일부 자금은 자녀들에게 증여해주기 위한 아파트 구입에 쓰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문가들은 이 자금이 부동산 시장에 유입되기까지는 적어도 6개월에서 1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얼어붙은 부동산 경기 속에서 고수익 금융상품으로 흘러들어가고 있는 토지보상비 3조5천억원.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되는 날 또 다시 엄청난 핵폭풍을 몰게 될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부동산경기 침체 속에서 마곡지구 보상금 3조5천억원은 아직 언제 깨어날 지 모른 채 긴긴 동면에 들어가고 있습니다.
WOWTV-NEWS 박영우입니다.
박영우기자 ywpark@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