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아파트 분양시장 지독한 '겨울가뭄'
다음 달 아파트 분양시장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놓일 전망이다. 입주자 모집을 예고한 아파트가 전국을 합쳐 7곳에 6395여가구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조합원 물량과 임대아파트를 제외한 일반분양 아파트는 3000여가구에 그친다. 27일 대형건설업체들의 모임인 한국주택협회와 부동산정보업체인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2월에 일반 분양되는 아파트는 3147가구로 조사됐다. 특히 서울에서 신규 공급되는 아파트는 한 채도 없다. 통상 2월이 겨울철 비수기라는 점을 감안해도 이례적으로 적은 물량이다.

이 같은 분양 규모는 2005년 이후 2월 물량으로는 최저치로,잠실 대규모 아파트 1개 단지(4000~5000가구)에도 미치지 못한다. 스피드뱅크 집계 결과 2006년 2월에는 2만8010가구가 분양시장에 나왔고 2007년에는 9932가구가 입주자를 모집했다. 분양가상한제를 피해 '밀어내기'식 공급이 봇물을 이룬 지난해 2월에는 3만2548가구가 쏟아지기도 했다.

스피드뱅크 김은경 팀장은 "집값이 약세를 보이면서 신규 분양아파트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줄어든 데다 경영난에 빠진 건설업체들이 사업을 준비하지 못해 분양을 미루는 바람에 물량이 크게 줄었다"고 분석했다.

수도권의 경우 다음 달 신규분양 단지는 4곳에 불과하다. 인천에서는 대림산업과 코오롱건설이 서구 신현주공아파트를 재건축해 3331가구(83~206㎡형) 중 1116가구를 일반 분양할 계획이다. 입지는 경인고속도로 서인천IC 및 도시재생사업이 진행되는 가정오거리와 가깝다.

인천도시개발공사가 청라지구 A19블록에 짓는 아파트도 2월에 분양 일정을 잡았다. 총 464가구이며 주택 크기는 125~218㎡형으로 모두 중대형이다.

화성산업은 김포한강신도시와 붙어있는 양촌지구에서 648가구(109㎡)를 내놓고 대우건설은 안양시 석수동에서 542가구 중 19가구를 일반분양한다.

지방권은 대전과 부산,영주에서 각각 1개 단지씩 청약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대전에서는 계룡건설이 유성구 학하지구 4블록에서 704가구(112~158㎡)를 다음 달 선보인다. 분양가상한제 아파트이며 계약 후 바로 전매할 수 있다.

롯데건설은 부산 금정구 부곡동에서 재건축을 통해 311가구(109~160㎡) 가운데 207가구를 일반분양한다. 세영종합건설이 경북 영주시 가흥지구에서 분양하는 아파트는 196가구(109~197㎡)가 일반공급 물량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다음 달에 분양하겠다고 예고했더라도 주택경기가 워낙 침체돼 예정대로 입주자를 모집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