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회사들이 이번에는 부실 대출 우려로 위기를 맞고 있다. 실물경기 침체로 미국과 유럽 주요 은행들의 기업 · 가계대출 손실이 커져 추가 구제금융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이들의 주가는 일주일 사이에 반토막이 났다.

이에 따라 미국 다우지수와 일본 닛케이 평균주가가 8000 밑으로 떨어지는 등 글로벌 증시가 흔들리고 있다.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영국의 5대 금융회사 가운데 하나인 스코틀랜드왕립은행의 적자 규모가 영국 기업 사상 최악을 기록했다는 소식에 일주일 만에 81.2%나 떨어졌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55.3% 빠졌으며 씨티그룹 바클레이즈 웰스파고 등도 50% 넘게 하락했다.

주요 금융업체들의 부실이 당초 예상보다 심각하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미국에 이어 한국 일본 홍콩 등 아시아 증시도 동반 하락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한때 1100선이 무너지는 등 급락세를 보이다 23.20포인트(2.06%) 내린 1103.61에 장을 마쳤다. 일본 닛케이 평균주가는 2.04%,홍콩 H지수는 4% 넘게 떨어졌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정보파트장은 "금융시스템 리스크가 다시 불거지면서 글로벌 증시들이 작년 11월 저점을 다시 테스트하는 분위기"라며 "미국 · 유럽 정부와 중앙은행들은 주요 상업은행의 손실 확대를 막기 위해 추가 구제금융을 지원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외환시장에서 원 · 달러 환율은 한때 달러당 1380원을 넘기도 했지만,수출업체들이 설 자금 마련을 위해 달러화 매도에 나서면서 1원50전 하락한 1373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