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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생명공학연구원 산하 연구기관인 국가영장류센터(센터장 장규태 · www.primate.re.kr)가 무균 미니돼지 종돈을 국내에 들여오는 데 성공했다. 센터가 지난 8일 일본 문부과학성 산하 일본생물과학연구소로부터 무상으로 들여온 미니돼지는 암컷 세 마리,수컷 두 마리 등 모두 다섯 마리이며 생후 두 달로 확인됐다. 이번에 확보한 미니돼지들은 세계에서 가장 우수하고 혈통이 잘 유지된 '괴팅겐계'다.

괴팅겐계 돼지는 다 성장해도 몸무게가 60~65㎏ 정도여서 사람에 이식할 수 있는 장기생산 연구를 비롯해 신약개발 등 그 용도가 폭넓다. 병균에 감염되는 것을 막는 비용도 개나 영장류에 비해 적게 들고 한 번에 새끼를 10마리까지 낳아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장규태 센터장은 "미니돼지 분양 성공으로 국가영장류센터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영장류와 미니돼지 자원을 동시에 보유한 연구기관이 됐다"고 의미를 강조했다.

국가영장류센터에 들어온 미니 돼지들은 현재 충북 오창에 있는 무균실에서 사육되고 있다. 센터는 우선 무균 미니돼지의 개체 수 증식에 집중할 계획이다. 자체 번식만으로도 국내에 필요한 생명공학 실험용 수요를 감당할 수 있을 때쯤,유전자 조작 돼지연구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지금까지 미니돼지 수요량은 70억~100억원 규모로 거의 대부분 수입에 의존해 왔다.

무균 미니돼지는 우여곡절 끝에 기증받을 수 있었다.

장규태 센터장이 인맥을 총 동원하는 등 5년에 걸쳐 집요하게 일본 측을 설득한 끝에 지난해 4월 수락을 받아냈다. 무균 미니돼지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수십 년의 연구기간과 막대한 비용이 들어 그동안 일본 정부가 국외 반출을 철저하게 통제했다. 공동연구를 할 경우에도 거세한 돼지를 보냈을 정도다.

장 센터장은 "일본생물과학연구소가 종돈을 분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미니돼지와 영장류 연구의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 국내 생명공학산업의 핵심 축을 담당하는 기관으로 성장하겠다"고 밝혔다.

양승현 기자 yangs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