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대 여성은 국내 대중문화계에서 '큰손'이다.

어느 정도의 구매력을 갖춘 이들은 다른 성ㆍ연령층과 달리 좋아하는 문화 상품이라면 주저하지 않고 지갑을 여는 적극적인 '문화 향수 계층'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영화와 음반 시장에서는 20~30대 여성을 겨냥한 마케팅과 음원 개발이 활발하다.

공연 시장에서도 제이슨 므라즈, 스웰시즌 등 20~30대 여성이 선호하는 뮤지션의 콘서트는 예외없이 성공한다.

이들이 TV 드라마 분야에서도 문화트렌드를 이끄는 드라마를 만들어내는 집단으로 자리잡고 있다.

TNS미디어코리아가 지난해 1월부터 이달까지 방송된 드라마의 평균 시청률을 분석해 20일 내놓은 시청률 집계에서도 이런 현상은 확인되고 있다.

평균 시청률이 높은 작품을 중심으로 분석한 결과, 여러 문화 현상을 빚어내며 '신드롬'을 일으킨 드라마의 원동력에는 반드시 여자 20~30대 시청층이 자리 잡고 있었다.

지난해 중반 우리 사회에 클래식 신드롬을 일으켰던 MBC '베토벤 바이러스'가 대표적이다.

성ㆍ연령별 개인시청률에서 여자 30대가 16.1%로 독보적인 1위를 차지했고, 여자 20대는 10.5%를 기록했다.

또 감각적인 영상으로 방송계의 현실을 전하며 '오승아 신드롬'을 만들어낸 SBS '온에어'에서도 여자 20대와 여자 30대는 16.5% 와 16.1%로 1, 2위를 차지했다.

2007년 '커피 열풍'을 몰고 온 MBC '커피프린스1호점'에서도 여자 20대와 여자 30대는 21.6%와 21.4%로 다른 시청층을 압도했다.

최근 방송 3회 만에 시청률 20%를 넘기며 폭발적인 반응을 얻은 '꽃보다 남자'에서도 비슷한 추세를 찾아볼 수 있다.

만화를 원작으로 꽃미남이 등장하는 드라마인만큼 여자 10대(24.5%) 시청자들이 가장 많지만 그 뒤를 여자 30대와 여자 20대가 14.8%와 14.4%로 떠받치고 있다는 점이 특이하다.

반면 여자 60대 이상과 여자 50대는 5.6%, 7.0%의 시청률로 전체 시청률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낮았다.

이런 드라마들은 여자 50대 이상이 시청률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일일극이나 주말연속극보다 시청률은 낮지만 사회적인 '열풍'을 만들어내고 유행을 선도해나가는데서는 훨씬 앞선다.

이처럼 20~30대 여성 시청층이 드라마 신드롬을 주도하는 것은 이들이 다른 시청층과 달리 또래와 상호교감을 하며 드라마를 즐기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은 드라마 시청은 물론 드라마 게시판이나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관련 카페에 적극적으로 글을 올리며 관심사를 공유하고 있다.

또 드라마 속 패션이나 문화에 예민한 관심을 보이며 이를 받아들이기 때문에 드라마의 소재가 이들을 통해 다양한 경로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대중문화평론가 최영균 씨는 "20~30대 여성 시청층은 문화에 민감하며 인터넷을 통해 결집력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타 연령층과 다른 독특한 성향을 갖고 있다"며 "또 이 시청층은 외국 드라마를 즐기며 국내 드라마도 평가하는 등 시청수준이 상당히 높다.

국내 드라마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할 때 이 연령층의 시청 패턴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coo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