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이틀 연속 상승했다. 지난 주말 시티은행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실적발표를 고비로 2차 금융위기 재발에 대한 공포는 한층 누그러지는 분위기다.

개장 전에는 북한과 관련된 지정학적 이슈도 우려됐지만, 과거 경험상 지정학적 리스크가 시장의 방향성에 큰 영향력을 미치지 못했다는 학습효과가 투자심리 안정을 뒷받침한 것으로 풀이된다.

공포가 한 발 물러선 자리에는 정책기대감이 대신 차지하기 시작했다. 20일(현지시각)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오바마 시대가 본격적으로 개막되기 때문이다.

이제 명실공히 민주당이 행정부와 의회를 동시에 장악하게 되면서 지금까지 논의된 경기부양책이 강력하게 추진될 것이라는 점에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오바마 시대 개막의 의미는 단기적인 정책효과보다는 다른 시각에서 접근해 볼 필요가 있다. 정책효과 기대에만 집착하다 보면 가시적인 면에서 기대가 실망으로 변질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오히려 이보다는 오바마 취임 이후 경기부양책이 강력하게 추진되면서 나타날 수 있는 몇 가지 가격변수의 변화를 주목해야 한다. 이 중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은 달러화 약세 전환 가능성이며, 이와 연동된 유가반등 가능성까지 사고의 영역을 확장할 필요가 있다.

이는 유동성이 위험(risk)을 감수(taking)하는 흐름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으며, 주식시장 투자심리에도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흐름이 오바마 시대 개막의 숨은 의미가 될 것이다.

/이경수 토러스투자증권 투자분석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