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자오쯔양과 남순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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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주현 <베이징 특파원 forest@hankyung.com>
지난 17일은 자오쯔양 전 중국 총리가 사망한 지 4년째 되는 날이다. 홍콩언론들은 사복경찰들의 삼엄한 감시 속에 몇몇 사람들이 베이징에 있는 고인의 아들집에 모여 추모식을 가졌다고 전했다. 일부 추종자들은 자오쯔양 총리의 사진을 들고 대문 앞에서 그를 추도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자오쯔양 전 총리는 20년 전 톈안먼 사태 때 온건파를 대표하다가 축출된 인물.그는 중국인들 사이에선 아직도 입에 올려서는 안 되는 사람 중 하나다.
18일은 자오쯔양을 축출한 덩샤오핑이 1992년 남쪽 지방을 돌며 꺼져가던 개혁개방의 불길을 다시 지핀 소위 남순강화(南巡講話)를 발표한 날이다. 덩샤오핑은 '선부론(先富論 · 누구든 먼저 부자가 되면 좋다)'을 강조하며 개방노선에 대한 불만을 일거에 잠재웠다. 개혁개방은 남순강화가 없었으면 피지 못한 꽃망울이 될 수도 있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자오쯔양과 남순강화는 중국근대사에 중요한 화두를 던지는 말이다. 자오쯔양은 민주화되지 못한 중국,즉 정치적 개혁의 미완성을 의미한다. 남순강화는 중국이 세계 3위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하는 과정의 첫단추와 같다.
글로벌 경제위기의 쓰나미가 몰아닥친 지금의 중국에서 자오쯔양과 남순강화를 오버랩해보면 복잡한 그림이 나타난다. 경제적 발전이라는 성과를 거뒀지만 농촌과 도시의 연소득격차가 개혁개방 후 처음으로 1만위안을 넘어서며 3.36배로 벌어졌다고 중국언론들은 18일 보도했다. 한정 상하이시장은 이날 "춘제(설)이후 일자리를 찾아 다시 상하이로 돌아올 농민공들이 가장 걱정"이라며 농민공의 귀환을 두려워했다. 미국의 신용평가회사인 피치는 가중될 사회적 불안이 중국경제의 가장 큰 장애물이라고 이날 지적했다.
물론 자오쯔양 등 온건파가 톈안먼 사태에서 승리해 어느 정도의 민주화가 이뤄졌다 해도 오늘과 같은 사태가 오지 말라는 법은 없다. 또 지금과 같은 경제적 발전을 이뤘을지도 의문이다. 그러나 정치체제의 미성숙이 경제적 발전의 성과를 갉아먹고 있는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빈부의 격차가 벌어지고,집단적 시위가 빈발하고 있다는 게 이를 증명한다. 남순강화가 진정한 의미를 가지려면 자오쯔양의 이름이 그 위에 더해져야 한다는 생각이다. 중국 지도자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 궁금하다.
18일은 자오쯔양을 축출한 덩샤오핑이 1992년 남쪽 지방을 돌며 꺼져가던 개혁개방의 불길을 다시 지핀 소위 남순강화(南巡講話)를 발표한 날이다. 덩샤오핑은 '선부론(先富論 · 누구든 먼저 부자가 되면 좋다)'을 강조하며 개방노선에 대한 불만을 일거에 잠재웠다. 개혁개방은 남순강화가 없었으면 피지 못한 꽃망울이 될 수도 있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자오쯔양과 남순강화는 중국근대사에 중요한 화두를 던지는 말이다. 자오쯔양은 민주화되지 못한 중국,즉 정치적 개혁의 미완성을 의미한다. 남순강화는 중국이 세계 3위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하는 과정의 첫단추와 같다.
글로벌 경제위기의 쓰나미가 몰아닥친 지금의 중국에서 자오쯔양과 남순강화를 오버랩해보면 복잡한 그림이 나타난다. 경제적 발전이라는 성과를 거뒀지만 농촌과 도시의 연소득격차가 개혁개방 후 처음으로 1만위안을 넘어서며 3.36배로 벌어졌다고 중국언론들은 18일 보도했다. 한정 상하이시장은 이날 "춘제(설)이후 일자리를 찾아 다시 상하이로 돌아올 농민공들이 가장 걱정"이라며 농민공의 귀환을 두려워했다. 미국의 신용평가회사인 피치는 가중될 사회적 불안이 중국경제의 가장 큰 장애물이라고 이날 지적했다.
물론 자오쯔양 등 온건파가 톈안먼 사태에서 승리해 어느 정도의 민주화가 이뤄졌다 해도 오늘과 같은 사태가 오지 말라는 법은 없다. 또 지금과 같은 경제적 발전을 이뤘을지도 의문이다. 그러나 정치체제의 미성숙이 경제적 발전의 성과를 갉아먹고 있는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빈부의 격차가 벌어지고,집단적 시위가 빈발하고 있다는 게 이를 증명한다. 남순강화가 진정한 의미를 가지려면 자오쯔양의 이름이 그 위에 더해져야 한다는 생각이다. 중국 지도자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