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여전히 불안함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전일 6% 넘게 급락했던 코스피 지수는 16일 반등 출발했으나 장중 하락반전하며 한차례 출렁댔다.

미국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금융위기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데다, 실적시즌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는 점이 악재가 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미국 정부의 추가 구제금융과 내주 오바마 취임식이 호재라는 점은 분명하지만 시장을 상승세로 돌리기에는 역부족으로 보고 있다.

이날 주요 외신들은 미국 상원이 부실자산구제계획(TARP)의 2차분인 3500억달러 자금 집행을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같은 날 미국 증시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추가 지원 가능성으로 금융주 부실 우려가 대두되면서 장중 8000선을 밑돌았지만, 정부의 구제금융 승인 기대감에 반등했다.

이에 힘입어 한국과 일본, 대만 등이 상승세로 화답하고 있지만 아직 안심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한범호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현재 상승 재료가 정부 정책 밖에 없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바람막이 역할은 할 것으로 보이지만, 실적시즌이 본격적으로 돌입하는 상황에서 증시 반응 속도가 느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 연구원은 "자동차 지원 문제가 나온 사황에서 이미 구제금융 지원을 받은 업체들이 추가 요청을 해 올 경우, 추가 집행 규모가 부족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실적 측면에서 대형 기술주와 금융주가 관건이 되겠지만, 코카콜라, P&G, 월마트 등 생필품주도 걱정이라고 말했다.

한 연구원은 당분간 코스피 지수가 1050~1200선에서 지지부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곽병열 대신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추가 구제금융 승인은 당연한 수순이라는 시각인 반면, 과거 IB 중심의 금융위기가 소비자금융으로 번지고 있다는 우려의 시각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자금고갈이 걱정되고 있는 씨티그룹과 메릴린치의 손실에 휘청대고 있는 BOA는 실적발표를 예정보다 앞당기며 정부의 지원을 바라고 있는 상황이다. JP모건도 실적발표를 예정보다 1주일 앞당겼다.

곽 연구원은 "오늘 밤 발표될 씨티그룹의 실적이 중대한 관문이 될 것"이라며 "자회사 스미스바니의 매각에도 불구하고 자금고갈 우려가 커지고 있어 부실자산과 손실여부에 따라 글로벌 금융권이 휘둘릴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증권도 실적 불확실성이 잠복해 있는 상황에서 미국 정책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만 낮은 금리로 인한 유동성 증가로 급락 가능성도 낮다고 보고 1000~1200선 사이의 박스권 움직임을 예상했다.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 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