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북한이 미 안보에 여전히 위험스런 존재라고 밝혔다.또 한국을 비롯한 콜롬비아,파나마와의 자유무역협정(FTA)이 의회 비준을 받지 못한 것을 못내 아쉬워했다.

오는 20일 정오(현지시간)를 기해 퇴임하는 부시 대통령은 12일 백악관에서 가진 고별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얼마나 큰 문제가 되는지 논란이 있다”며 “내가 우려하는 것 가운데 하나는 북한의 고농축우라늄(HEU)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그는 “북한이 미국과 관계를 진전시키려면 자신들이 HEU 프로그램을 개발하지 않았다는 점을 입증하기 위해 강력한 핵검증 약속을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은 6자회담 합의에 따라 북한이 핵프로그램 신고서를 제출하자 지난해 10월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했다.하지만 북한은 지난 12월 열린 6자회담에서 핵프로그램을 검증하기 위한 검증합의 문서화를 거부했다.차기 6자회담 재개 일정도 잡지 못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어 3국과의 FTA와 관련,“한때 기회가 있었는데 의회 비준을 받지 못해 실망스럽다”면서 “미국이 보호무역주의 국가로 간다면 크나큰 실수를 저지르는 것”이라고 경고했다.대선 때부터 감세를 주장한데 이어 취임후 감세를 시행했으며,퇴임 후에도 감세를 옹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재임시 가장 힘들게 내린 정책결정 중 하나를 꼽으면서 “국민들이 애써 번 돈(세금)을 금융위기를 초래한 월가에 투입키로 해 마음이 편치 않았다”고 고백했다.“흥청망청 술 취한 쪽은 월가였는데 국민들이 다음날 아침 머리가 아프다고 내가 말한 것은 농담이 아니었다”고 했다.부시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월가 금융권에 구제금융 7000억달러중 3500억달러를 집행한 덕분에 금융시장이 해빙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그는 “신용경색에 대응,공격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대공황 보다 더 큰 공황에 직면할 것으로 우려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큰 일이 발생할 때마다 휴가를 빠짐없이 즐겼다는 비난을 의식한 듯 “대통령이 되면 업무에서 결코 헤어날 수 없다”며 “어디를 가든지 업무가 따라다녀 대통령임을 잊어본 적이 한시도 없다”고 강변했다.퇴임 후 첫날인 21일 아침에는 “(부인인) 로라에게 커피를 끓여 대령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너스레를 떨었다.그는 15일 대국민 고별 연설도 할 예정이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