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고수 투자전략 엿보기] 황지현 "8월되면 저가 경매물건 봇물…10년만의 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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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경매로 반값에…' 저자 황지현씨
"오는 8월쯤 되면 저가의 경매 물건이 쏟아질 겁니다. 10년 만에 찾아온 경매의 기회를 이 때부터 노리세요. "
최근 '나는 경매로 반값에 집 산다'는 책을 펴낸 황지현 영선법률사무소 경매실장(49)의 '8월 행동론'이다.
올 상반기에 실물경기 침체가 가시화되면 최고점에서 거래된 주택들이 경매시장으로 대거 쏟아지고 더불어 가격 메리트도 커질 거라는 근거에서다.
그는 집값 하락세가 당분간 계속되면 바닥을 칠 반등시점이 늦춰지기 때문에 상반기까지 추이를 지켜보다가 올 여름 막바지에 이르러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열양상을 보였던 경매시장이 진정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아직도 멀었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2003년 온라인 경매정보업체인 닥터옥션을 설립하는 등 경매업계에서 17년간 몸담아온 황 실장은 조급증을 견뎌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재작년부터 경매전문업체들이 고사상태에 빠졌다는 이야기를 꺼냈다.
"일반인들이 수익을 기대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입찰가를 써낸 까닭에 저 같은 '꾼'들은 낙찰기회를 잡지 못했죠.지난 2년 동안 경매시장에 참여한 '개미'들 대부분이 필요 이상으로 비싸게 매입했다는 뜻이겠지요. 지금도 상투를 잡을 위험이 큽니다. "
황 실장은 "경매시장에서 단 하나의 매력을 찾는다면 그것은 저가매수"라며 "몇 백만원만 주면 해결되는 권리분석에 치중하기보다 싸게 살 수 있는 타이밍을 잡는 데 신경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가 8월을 찍은 이유는 매물증가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예측에서다. "고점에서 집을 산 사람들이 금융비용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는 데다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까지 접으면서 경매시장으로 흘러드는 주택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이들 물건이 오는 4월쯤 경매에 나와 서너달 동안 2회 유찰을 거치면 입찰 타이밍이죠."
두 번 유찰되면 최저입찰가가 감정가의 64%인데 반값보다 비싸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절대 아니다"라는 말이 되돌아왔다.
황 실장은 "요즘 경매시장에서 반값 낙찰이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지만 감정가가 너무 높게 책정돼 나타나는 착시현상"이라며 "앞으로 나오는 물건은 거품이 빠진 상태에서 감정이 된 것들이어서 70~80%에 낙찰을 받아도 가격은 지금보다 낮을 것"이라고 말했다.
매입 타이밍이 오면 지역보다는 가격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저입찰가격이 토지비와 공사비를 더한 가격보다 낮다면 도전해 볼 만하다는 것.
"집값이 땅값과 시멘트 · 철근값을 합친 것보다 싸면 매입대상입니다. 원가보다 싸게 구입할 수 있다면 시세차익은 시간 문제지요. "
그의 계산법에 따르면 일반 아파트의 경우 3.3㎡(1평)당 공사비를 300만원으로 잡고 여기에 전용면적을 곱하는 식이다.
가령 109㎡(33평)짜리라면 전용면적이 85㎡(25.7평)이므로 원가는 대략 7700만원 정도 된다. 여기에 땅값을 더한다.
전체적으로 놓고 봤을 때 수도권에서는 땅값과 건축비를 합쳐서 3.3㎡당 900만원대 정도가 후회하지 않을 가격이라고 평가했다.
이런 가격으로 낙찰을 받으면 언제 내놔도 팔릴 테니 '환금성'까지 겸비할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설명했다. 다만 7억~8억원을 넘으면 당분간 수요가 많지 않을 테니 투자 목적으로는 다소 위험하다고 설명했다.
원가개념으로 접근할 때 황 실장은 굳이 서울 강남권만 노릴 것이 아니라 분당 용인이나 일산도 괜찮다고 했다.
집값 수준이 원가에 다가서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지방도 추천했다. "지방이라도 국지적으로는 시장이 살아 있습니다. 전세를 끼고 6000만원만 있으면 살 수 있는 아파트가 많은데 대전도 그 중 하나죠.2억원짜리를 사서 전세를 주고 대출받으면 소액으로도 짭짤한 재미를 볼 수 있을 겁니다. " 다만 미분양 아파트를 사는 것은 분양가가 아직 높다는 이유로 반대했다.
그는 "상가주택은 일반 거래시장에서는 찾기가 어려운 상품"이라며 "내집마련은 물론 임대수익까지 챙길 수 있는 상가주택이 요즘 경매시장에 나오기 시작한다"며 상가주택을 적극 추천했다.
주의해야 할 물건으로는 가격이 오를 만큼 올라버린 재건축 · 재개발을 들었다. 현재 상황에서 전문가가 아니라면 수익률 계산이 어렵다는 설명이다.
황 실장은 집으로 큰 돈을 벌어야겠다는 희망을 접어야 한다고 말했다. "경매에서는 큰 돈을 벌어주겠다는 말에 현혹되면 안됩니다. 경매 분위기에 휩쓸려 급매물보다 비싸게 사는 경우가 숱합니다. 10~20% 싸게 내집마련을 한다는 생각으로 접근하는 게 실패를 막는 길입니다. "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
●황지현씨의 투자 성적은…
아파트 등 세 채 모두 팔고 '무주택'…수익률 100% 넘어
'경매의 고수'로 통하는 황지현 영선법률사무소 실장은 현재 무주택자다. 2007년 말 집값이 더 떨어질 것으로 판단하고 보유했던 세 채의 집을 모두 팔아치웠기 때문.남들은 양도소득세가 부담이 된다며 머뭇거렸지만 그는 과감하게 처분했다.
황 실장은 부동산도 주식처럼 빠져나올 타이밍을 아는 사람이 진짜 투자고수라고 귀띔했다. 만약 지금까지 쥐고 있었다면 양도세보다 집값 하락폭이 더 컸을 것이라며 웃었다.
처분한 주택 세 채는 모두 수익률이 100%를 넘었다. 경기 동두천시에 있는 아파트(112㎡형)는 3년 전 감정가 8000만원짜리를 4000만원에 사들였다가 1억4000만원에 되팔았다.
매입 동기는 그만의 '원가계산법'이었다. 4000만원이면 시멘트값과 철근값도 안 나오는 가격이라고 판단했던 것.가평에 있는 전원주택(165㎡)도 손해가 날 가능성이 '제로'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샀다.
감정가 1억5000만원짜리가 7000만원까지 떨어지자 이를 사들인 뒤 1000만원을 써서 황토 한옥으로 '포장'했다.
1년이 지난 뒤에는 2억원짜리가 됐다. 2001년 구입한 서울 송파구 방이동 주택은 1억3000만원의 이익을 보고 되팔았다.
황 실장의 컨설팅을 받고 고객이 매입한 부동산도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서울 양재동에 있는 3층짜리 상가주택은 10년 전 12억원에 소개해줬지만 지금은 110억원을 호가한다. 황 실장은 외환위기로 자산가치가 하락하던 시절이었지만 과감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고객을 설득했다.
황 실장은 현재 집 세 채의 매각대금을 금융권에 넣어두고 있다. 서울 송파구 방이동에서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30만원짜리 연립주택에서 산다. 하반기쯤 저가매입에 나설 채비를 마쳤으며 연말이 되기 전에 무주택자 '딱지'를 뗄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8월쯤 되면 저가의 경매 물건이 쏟아질 겁니다. 10년 만에 찾아온 경매의 기회를 이 때부터 노리세요. "
최근 '나는 경매로 반값에 집 산다'는 책을 펴낸 황지현 영선법률사무소 경매실장(49)의 '8월 행동론'이다.
올 상반기에 실물경기 침체가 가시화되면 최고점에서 거래된 주택들이 경매시장으로 대거 쏟아지고 더불어 가격 메리트도 커질 거라는 근거에서다.
그는 집값 하락세가 당분간 계속되면 바닥을 칠 반등시점이 늦춰지기 때문에 상반기까지 추이를 지켜보다가 올 여름 막바지에 이르러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열양상을 보였던 경매시장이 진정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아직도 멀었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2003년 온라인 경매정보업체인 닥터옥션을 설립하는 등 경매업계에서 17년간 몸담아온 황 실장은 조급증을 견뎌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재작년부터 경매전문업체들이 고사상태에 빠졌다는 이야기를 꺼냈다.
"일반인들이 수익을 기대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입찰가를 써낸 까닭에 저 같은 '꾼'들은 낙찰기회를 잡지 못했죠.지난 2년 동안 경매시장에 참여한 '개미'들 대부분이 필요 이상으로 비싸게 매입했다는 뜻이겠지요. 지금도 상투를 잡을 위험이 큽니다. "
황 실장은 "경매시장에서 단 하나의 매력을 찾는다면 그것은 저가매수"라며 "몇 백만원만 주면 해결되는 권리분석에 치중하기보다 싸게 살 수 있는 타이밍을 잡는 데 신경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가 8월을 찍은 이유는 매물증가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예측에서다. "고점에서 집을 산 사람들이 금융비용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는 데다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까지 접으면서 경매시장으로 흘러드는 주택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이들 물건이 오는 4월쯤 경매에 나와 서너달 동안 2회 유찰을 거치면 입찰 타이밍이죠."
두 번 유찰되면 최저입찰가가 감정가의 64%인데 반값보다 비싸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절대 아니다"라는 말이 되돌아왔다.
황 실장은 "요즘 경매시장에서 반값 낙찰이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지만 감정가가 너무 높게 책정돼 나타나는 착시현상"이라며 "앞으로 나오는 물건은 거품이 빠진 상태에서 감정이 된 것들이어서 70~80%에 낙찰을 받아도 가격은 지금보다 낮을 것"이라고 말했다.
매입 타이밍이 오면 지역보다는 가격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저입찰가격이 토지비와 공사비를 더한 가격보다 낮다면 도전해 볼 만하다는 것.
"집값이 땅값과 시멘트 · 철근값을 합친 것보다 싸면 매입대상입니다. 원가보다 싸게 구입할 수 있다면 시세차익은 시간 문제지요. "
그의 계산법에 따르면 일반 아파트의 경우 3.3㎡(1평)당 공사비를 300만원으로 잡고 여기에 전용면적을 곱하는 식이다.
가령 109㎡(33평)짜리라면 전용면적이 85㎡(25.7평)이므로 원가는 대략 7700만원 정도 된다. 여기에 땅값을 더한다.
전체적으로 놓고 봤을 때 수도권에서는 땅값과 건축비를 합쳐서 3.3㎡당 900만원대 정도가 후회하지 않을 가격이라고 평가했다.
이런 가격으로 낙찰을 받으면 언제 내놔도 팔릴 테니 '환금성'까지 겸비할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설명했다. 다만 7억~8억원을 넘으면 당분간 수요가 많지 않을 테니 투자 목적으로는 다소 위험하다고 설명했다.
원가개념으로 접근할 때 황 실장은 굳이 서울 강남권만 노릴 것이 아니라 분당 용인이나 일산도 괜찮다고 했다.
집값 수준이 원가에 다가서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지방도 추천했다. "지방이라도 국지적으로는 시장이 살아 있습니다. 전세를 끼고 6000만원만 있으면 살 수 있는 아파트가 많은데 대전도 그 중 하나죠.2억원짜리를 사서 전세를 주고 대출받으면 소액으로도 짭짤한 재미를 볼 수 있을 겁니다. " 다만 미분양 아파트를 사는 것은 분양가가 아직 높다는 이유로 반대했다.
그는 "상가주택은 일반 거래시장에서는 찾기가 어려운 상품"이라며 "내집마련은 물론 임대수익까지 챙길 수 있는 상가주택이 요즘 경매시장에 나오기 시작한다"며 상가주택을 적극 추천했다.
주의해야 할 물건으로는 가격이 오를 만큼 올라버린 재건축 · 재개발을 들었다. 현재 상황에서 전문가가 아니라면 수익률 계산이 어렵다는 설명이다.
황 실장은 집으로 큰 돈을 벌어야겠다는 희망을 접어야 한다고 말했다. "경매에서는 큰 돈을 벌어주겠다는 말에 현혹되면 안됩니다. 경매 분위기에 휩쓸려 급매물보다 비싸게 사는 경우가 숱합니다. 10~20% 싸게 내집마련을 한다는 생각으로 접근하는 게 실패를 막는 길입니다. "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
●황지현씨의 투자 성적은…
아파트 등 세 채 모두 팔고 '무주택'…수익률 100% 넘어
'경매의 고수'로 통하는 황지현 영선법률사무소 실장은 현재 무주택자다. 2007년 말 집값이 더 떨어질 것으로 판단하고 보유했던 세 채의 집을 모두 팔아치웠기 때문.남들은 양도소득세가 부담이 된다며 머뭇거렸지만 그는 과감하게 처분했다.
황 실장은 부동산도 주식처럼 빠져나올 타이밍을 아는 사람이 진짜 투자고수라고 귀띔했다. 만약 지금까지 쥐고 있었다면 양도세보다 집값 하락폭이 더 컸을 것이라며 웃었다.
처분한 주택 세 채는 모두 수익률이 100%를 넘었다. 경기 동두천시에 있는 아파트(112㎡형)는 3년 전 감정가 8000만원짜리를 4000만원에 사들였다가 1억4000만원에 되팔았다.
매입 동기는 그만의 '원가계산법'이었다. 4000만원이면 시멘트값과 철근값도 안 나오는 가격이라고 판단했던 것.가평에 있는 전원주택(165㎡)도 손해가 날 가능성이 '제로'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샀다.
감정가 1억5000만원짜리가 7000만원까지 떨어지자 이를 사들인 뒤 1000만원을 써서 황토 한옥으로 '포장'했다.
1년이 지난 뒤에는 2억원짜리가 됐다. 2001년 구입한 서울 송파구 방이동 주택은 1억3000만원의 이익을 보고 되팔았다.
황 실장의 컨설팅을 받고 고객이 매입한 부동산도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서울 양재동에 있는 3층짜리 상가주택은 10년 전 12억원에 소개해줬지만 지금은 110억원을 호가한다. 황 실장은 외환위기로 자산가치가 하락하던 시절이었지만 과감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고객을 설득했다.
황 실장은 현재 집 세 채의 매각대금을 금융권에 넣어두고 있다. 서울 송파구 방이동에서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30만원짜리 연립주택에서 산다. 하반기쯤 저가매입에 나설 채비를 마쳤으며 연말이 되기 전에 무주택자 '딱지'를 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