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 하락세가 미미하게나마 둔화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내내 가파르게 떨어졌던 송파구와 강동구는 반등세를 보여 강남권 집값 상승의 '불씨'가 될지 주목된다.

9일 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가격은 이번 주 0.1% 떨어져 지난주(-0.12%)에 비해 완만한 하락세를 나타냈다. 이 가운데 지난해 5월 말 이후 줄곧 하락세를 나타냈던 강동구가 이번 주에는 0.18% 올랐다. 작년 8월 말 이후 하강곡선을 그려온 송파구 역시 0.01% 오르면서 상승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는 용적률 법적 상한선 허용 등 재건축 규제 완화와 함께 강남권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 해제 기대가 커지고 있는 데다 정부의 잠실 제2롯데월드 건립 허용 방침까지 발표되는 등 호재가 겹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재건축 아파트 가격 상승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은 이번 주 0.48% 올라 지난주(0.15%)에 비해 상승률이 0.33%포인트 높아졌다.

송파구 잠실동의 재건축 추진 아파트인 주공5단지 115㎡(35평)형은 이번 주 5000만원 올랐다. 가락 시영1차 43㎡(13평)형도 1000만원 상승했다. 강동구에서는 둔촌동 주공1단지가 주택형별로 2000만~2500만원,고덕동 주공2단지는 1000만~2000만원 올랐다.

그러나 강동구와 송파구를 제외하고는 평균 집값이 오른 지역이 없었다. 동작구(-0.36%)가 가장 많이 떨어졌으며 양천구(-0.34%),마포구(-0.3%),강서구(-0.19%),서초구(-0.18%),노원구(-0.14%),강남구(-0.13%) 등도 여전히 하락세를 보였다. 서울 전셋값도 0.21% 떨어져 지난주(-0.22%)와 비슷한 수준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김규정 부동산114 콘텐츠팀장은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호가가 오르면서 수요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서고 있고 강남권을 비롯한 서울 전체 일반 아파트 시장에서는 여전히 급매물이 나오고 있다"며 "강남권 및 서울 전체 집값이 바닥에 다가섰다고 보기에는 아직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