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치하에서 피난민들을 모아 작은 공동체를 꾸린 유대인 지도자의 리더십을 그린 영화 '디파이언스'.이 작품의 주연은 오락영화 '007 퀀텀오브솔러스'의 '제임스 본드' 대니얼 크레이그가 맡았다.

대규모 물량을 투입한 전투신은 거의 없지만 나치에 대한 게릴라전과 공동체를 건설하는 지도자의 용기 및 고뇌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나치와 밀고자에 의해 가족을 잃은 유대인 투비아 비엘스키(대니얼 크레이그)는 살해자들에게 보복한 뒤 동생들과 함께 숲으로 몸을 피한다. 숲에서는 도망온 유대인 피난민들이 투비아의 곁으로 하나씩 모여 군락을 이룬다.

그러나 행동노선을 둘러싼 내분으로 해체 위기를 맞는다. 여기서 투비아는 남녀노소의 동등한 권리를 강조하는 휴머니즘 원칙을 견지하며 질서를 유지한다. 자칫 무정부주의적인 상황으로 치닫기 쉬운 피난민 자치 공동체가 기근과 추위를 이겨내고 3년간 버티며 독일 패망의 날을 보는 것이다.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서도 탐욕스러운 이기심을 내세우거나 사랑의 불꽃을 태우는 난민들을 통해 인간 본성을 반추하는 대목도 의미심장하다.

2차 대전 당시 유럽 동북부 벨라루스의 숲에서 유대인 1200여명을 대피시키고 유격대를 조직해 3년간 싸운 비엘스키 4형제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라스트 사무라이'와 '블러드 다이아몬드'의 에드워드 즈윅 감독이 연출했다. 15세 이상.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