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평 아트스페이스에서 전시

호주 원주민의 전통 미술인 '애버리지널 아트(Aboriginal Art)'가 국내에 상륙했다. 호주 아델레이드 다코 애버리지널 갤러리가 서울 공평아트스페이스에 마련한 '유토피아,사막의 색'(30일까지) 전을 통해서다. '애버리지널 아트'는 호주 원주민의 신화와 설화를 토대로 한 작품들이 대부분으로 표현이 상징적이고 함축적이어서 현대의 추상화를 연상시킨다. 이번 전시에는 국제 미술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에밀리 캠 워아이(1910~1996년)를 비롯해 미니 푸웰리,바바라 위어 등 호주 중앙사막 지역 출신 작가 22명의 작품 100여점이 출품됐다.

호주 원주민 미술은 미국 유럽 호주 시장에서 폭넓은 인기를 얻으며 꾸준하게 팔려나가고 있다. 최근 10년 사이에 미국을 비롯해 영국 프랑스 덴마크 등지의 미술관과 컬렉터들 사이에 애버리지널 아트 구입 붐이 일면서 지난해 호주 원주민 미술품 시장은 20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원주민 회화의 1세대 작가로 꼽히는 에밀리 캠 워아이는 이미 '10억원대 경매낙찰가 작가'에 진입했다. 3m크기의 작품 '땅의 창조'는 호주 최대 미술품 경매회사 노슨맨지가 1995년 5월 실시한 경매에 출품돼 10억원에 낙찰됐으며,2개월 후 호주 국제갤러리에서 24억원에 되팔리기도 했다.

또 미니 푸웰리,바바라 위어,글로리아 페티야리 등 원로 작가들 작품도 점당 5000만~1억원을 호가하고 있고 캐서린 느가라,폴리 느가라,나탈리 풀라 호옴스 등 작가 작품은 점당 1000만~5000만원 선에 거래된다.

국내 미술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호주 원주민 미술의 시장성에 대해 의견이 갈린다. '쉽고 예쁜 구상 작품'과 팝아트 작품이 인기를 끌고 있는 국내 시장에선 호주 원주민 미술이 아직 생소한 데다 추상적 색채가 강해 바람을 일으키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대세다. 반면 크로스베이 갤러리의 이승희 대표는 "호주 원주민 미술이 지난해 일본 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듯이 한국 중국 시장에서도 조만간 애호가층이 형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02)3210-0071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