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맨 氣 살려라" 승진·조직확충·인센티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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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수익창출 '발등의 불'
마케팅담당 임원 대거 중용
출장비 올리고 재택근무 확대
LG디스플레이는 최근 주요 고객사별로 임원급 영업 담당자를 임명했다. 주력 제품인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시황이 악화되자 맨투맨식으로 영업력을 강화,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취지에서다. '현장 밀착형'으로 영업조직을 개편하면서 해외 영업직원도 50명 가량 늘렸다. 현대종합상사는 올들어 영업부서 임직원의 해외 출장경비 한도를 두 배로 올렸다. 회사의 전체 경비는 긴축 모드로 돌아섰지만,'돈버는 조직'인 영업부서는 사기진작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기업들이 국내외 경기침체로 판매부진에 시달리면서 영업조직을 보강하고 각종 인센티브를 확대하는 등 영업력 강화에 경영전략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최근 주요 기업들의 임원 인사에서도 영업 · 마케팅 출신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영업맨' 전성시대
주요 기업들의 최근 인사는 영업 · 마케팅 부문에 힘이 실리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현대 · 기아자동차그룹은 지난달 10일 현대차 국내영업본부장을 맡고 있던 이광선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고 해외영업본부장을 겸임하도록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부사장이 맡고 있던 영업본부장 자리를 사장급 보직으로 격상한 것은 영업 · 마케팅 능력을 강화하고 판매에 더욱 주력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도 올초 임원 인사에서 전무 승진자 10명 중 4명을 영업 · 마케팅 출신으로 채웠다. 이 회사 관계자는 "사업의 중심이 제조에서 솔루션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제품을 알리고 판매하는 영업 · 마케팅 인력이 한층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LG전자가 작년 하반기 글로벌 영업 · 마케팅 조직을 강화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최대 수출 시장인 미국(뉴저지)에 제임스 셔드 CGTMO(Chief Go-To-Market Officer · 최고 현장 책임자) 부사장이 이끄는 별도의 마케팅 조직을 신설했다.
◆위기일수록 '발'이 중요
당장 조직을 확대하기 어려운 기업은 영업맨들의 기를 살리는데 공을 들이고 있다. 삼성토탈은 석유화학 업계의 불황이 심화되자 영업사원 재택 근무 제도인 '모바일 오피스'를 작년 말 도입해 짭짤한 효과를 보고 있다. 모바일 오피스는 말 그대로 움직이는 사무실처럼 영업부문의 기동성을 높이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PE(폴리에틸렌)PP(폴리프로필렌) 등 주력 생산제품을 파는 50명의 영업사원들은 매일 사무실로 출근하는 대신 아침 일찍 거래업체로 향한다. 중국 일본 등 해외 거래처 관리를 맡고 있는 직원들도 1주일에 5일을 해외에 머물며 영업활동에 나서고 있다.
삼성토탈 관계자는 "각종 잡무를 없애준 덕분에 영업사원들의 거래처 방문 회수가 3~4배 증가하고 신규 수요처 확보도 20% 가까이 늘어났다"며 "제품 판매 과정에서 중간 트레이더를 거치는 다른 업체들과 달리 삼성토탈은 영업사원들을 활용한 직거래 방식을 쓰고 있어 상대적으로 불황에 따른 피해가 덜하다"고 말했다.
전통적으로 R&D를 중시해 온 삼성전자 역시 영업 · 마케팅 인력에 대한 인센티브 확대 및 충원을 계획하고 있다. 이달 말께로 예정된 인사에서 특진 대상으로 거명되고 있는 김윤수 차장은 러시아법인에서 활약중인 휴대폰 영업맨이다. 그는 중공업,건설이 싹쓸이하던 '2008 자랑스러운 삼성인상'을 수상,'일계급 특진'이 예정돼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경영여건이 어려워지면 단기 실적 위주로 평가받는 분위기가 생겨나 영업맨들이 마케팅비용 등 실탄 지원에서 불이익을 받기 십상"이라며 "이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시상이나 영업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업이 '샐러리맨의 꽃'으로 부상하고 있는데 대해 전문가들은 미래 먹거리를 발굴(R&D)하거나 조직 전반의 운영능력을 제고(관리 · 재무 등 지원부서)하는 일도 중요하지만,당장 '텃밭'에서 최대한의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기업들의 최대 과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이같은 흐름은 주요 그룹 총수들의 신년사에도 녹아있다. 정몽구 현대 · 기아차 회장은 "판매를 구심점으로 모든 부문이 일치단결할 수 있도록 지원과 협조를 아끼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했고,허창수 GS그룹 회장은 '머리'보다 '발'이 부지런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박동휘/이정호 기자 donghuip@hankyung.com
마케팅담당 임원 대거 중용
출장비 올리고 재택근무 확대
LG디스플레이는 최근 주요 고객사별로 임원급 영업 담당자를 임명했다. 주력 제품인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시황이 악화되자 맨투맨식으로 영업력을 강화,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취지에서다. '현장 밀착형'으로 영업조직을 개편하면서 해외 영업직원도 50명 가량 늘렸다. 현대종합상사는 올들어 영업부서 임직원의 해외 출장경비 한도를 두 배로 올렸다. 회사의 전체 경비는 긴축 모드로 돌아섰지만,'돈버는 조직'인 영업부서는 사기진작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기업들이 국내외 경기침체로 판매부진에 시달리면서 영업조직을 보강하고 각종 인센티브를 확대하는 등 영업력 강화에 경영전략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최근 주요 기업들의 임원 인사에서도 영업 · 마케팅 출신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영업맨' 전성시대
주요 기업들의 최근 인사는 영업 · 마케팅 부문에 힘이 실리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현대 · 기아자동차그룹은 지난달 10일 현대차 국내영업본부장을 맡고 있던 이광선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고 해외영업본부장을 겸임하도록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부사장이 맡고 있던 영업본부장 자리를 사장급 보직으로 격상한 것은 영업 · 마케팅 능력을 강화하고 판매에 더욱 주력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도 올초 임원 인사에서 전무 승진자 10명 중 4명을 영업 · 마케팅 출신으로 채웠다. 이 회사 관계자는 "사업의 중심이 제조에서 솔루션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제품을 알리고 판매하는 영업 · 마케팅 인력이 한층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LG전자가 작년 하반기 글로벌 영업 · 마케팅 조직을 강화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최대 수출 시장인 미국(뉴저지)에 제임스 셔드 CGTMO(Chief Go-To-Market Officer · 최고 현장 책임자) 부사장이 이끄는 별도의 마케팅 조직을 신설했다.
◆위기일수록 '발'이 중요
당장 조직을 확대하기 어려운 기업은 영업맨들의 기를 살리는데 공을 들이고 있다. 삼성토탈은 석유화학 업계의 불황이 심화되자 영업사원 재택 근무 제도인 '모바일 오피스'를 작년 말 도입해 짭짤한 효과를 보고 있다. 모바일 오피스는 말 그대로 움직이는 사무실처럼 영업부문의 기동성을 높이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PE(폴리에틸렌)PP(폴리프로필렌) 등 주력 생산제품을 파는 50명의 영업사원들은 매일 사무실로 출근하는 대신 아침 일찍 거래업체로 향한다. 중국 일본 등 해외 거래처 관리를 맡고 있는 직원들도 1주일에 5일을 해외에 머물며 영업활동에 나서고 있다.
삼성토탈 관계자는 "각종 잡무를 없애준 덕분에 영업사원들의 거래처 방문 회수가 3~4배 증가하고 신규 수요처 확보도 20% 가까이 늘어났다"며 "제품 판매 과정에서 중간 트레이더를 거치는 다른 업체들과 달리 삼성토탈은 영업사원들을 활용한 직거래 방식을 쓰고 있어 상대적으로 불황에 따른 피해가 덜하다"고 말했다.
전통적으로 R&D를 중시해 온 삼성전자 역시 영업 · 마케팅 인력에 대한 인센티브 확대 및 충원을 계획하고 있다. 이달 말께로 예정된 인사에서 특진 대상으로 거명되고 있는 김윤수 차장은 러시아법인에서 활약중인 휴대폰 영업맨이다. 그는 중공업,건설이 싹쓸이하던 '2008 자랑스러운 삼성인상'을 수상,'일계급 특진'이 예정돼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경영여건이 어려워지면 단기 실적 위주로 평가받는 분위기가 생겨나 영업맨들이 마케팅비용 등 실탄 지원에서 불이익을 받기 십상"이라며 "이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시상이나 영업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업이 '샐러리맨의 꽃'으로 부상하고 있는데 대해 전문가들은 미래 먹거리를 발굴(R&D)하거나 조직 전반의 운영능력을 제고(관리 · 재무 등 지원부서)하는 일도 중요하지만,당장 '텃밭'에서 최대한의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기업들의 최대 과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이같은 흐름은 주요 그룹 총수들의 신년사에도 녹아있다. 정몽구 현대 · 기아차 회장은 "판매를 구심점으로 모든 부문이 일치단결할 수 있도록 지원과 협조를 아끼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했고,허창수 GS그룹 회장은 '머리'보다 '발'이 부지런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박동휘/이정호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