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미국시장을 의식하지 않고 독자노선을 걷고 있다.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증시는 기업 실적 우려와 차익실현 매물 때문에 급등세를 접고 다시 9000선 밑으로 내려갔다.

이에 따라 코스피 지수도 하락 전환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예상을 뒤집고 장중 1200선도 돌파했다.

국내 증시가 상대적 강세를 보이는 가장 큰 이유는 정부 정책과 연초 상승장에 대한 기대감도 있지만 무엇보다 수급 호전을 들 수 있다.

외국인은 6일 오전 10시49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1342억원 순매수하며 증시에 따뜻한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88억원 매수 우위다.

여기에다 기관도 3200억원 가까이 사며 힘을 보태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가 몰린 전기전자업종이 대폭 오르며 상승의 선두에 서고 있다.

지난해 10월 20일 이후부터 지루하게 계속돼 온 코스피 1200선 회복(종가 기준)이 이번에는 시원스럽게 성공을 할 것인가.

한범호 굿모닝신한증권 시황정보팀 연구원은 "오는 20일 미국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의 취임 전까지가 한계로 보이지만, 일단 지수가 1200선을 넘어서면 1300선까지 매물대가 없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코스피 지수가 1200선을 다지고 추가 상승하려면 외국인 매수세 유지, 주도주 출현 및 정책 수혜주들의 재상승, 외환 및 채권시장 안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신증권은 거래량 증가가 필수적이라고 봤다.

최근 코스피 거래량은 3~4억주 수준으로, 지난 12월 중순 5~6억주에 비해 낮아진 상태다.

최재식 대신증권 시장전략팀 연구원은 "지금의 상승세가 더욱 강화되려면 랠리를 뒷받침할만큼의 거래량이 실려야 한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상승 탄력은 둔화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반등이 1220~1230선 정도까지 계속될 수 있지만 이 후 상승은 거래량 증가, 외국인 매수 지속 등 추가적인 계기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오태동 토러스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작년 4분기 급속한 경기 냉각이 오히려 반등의 시기를 앞당겼을 가능성이 있다"며 "1250선까지 반등 후 조정이 예상되지만 이 역시 재상승을 위한 과정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 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