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가면서 지난해 종무식을 생략한데 이어 새해 시무식도 예년보다 늦추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시무식 일정을 아예 잡지 않은 곳도 있다.

GM대우자동차는 매년 새해 2일 실시해 오던 시무식을 올해는 5일로 늦추기로 했다. 판매 부진에 따른 휴업 일정이 4일에야 끝나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시무식은 팀장 및 임원들만 참석하는 간략한 행사로 치를 것"이라고 전했다.

GM대우와 마찬가지로 이번 주말 휴업이 끝나는 쌍용자동차는 시무식을 아예 열지 않기로 했다. 대주주 상하이차가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예고하는 등 안팎이 어수선하기 때문이다. 르노삼성자동차는 2일 공장 가동을 재개했지만,역시 시무식 일정을 잡지 않았다. 회사 관계자는 "임직원들이 모두 모여서 치르는 시무식은 없다"며 "본부별로 알아서 조촐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완성차 업체 중 예년처럼 2일 시무식을 진행한 곳은 현대·기아자동차가 유일하다.

국내 2위 부품업체인 만도 역시 공장가동을 재개하는 5일 경기 평택공장에서 정몽원 회장이 참석하는 시무식을 갖는다. 완성차업계의 대다수 부품 협력업체들도 이날 시무식을 열고 한 해를 맞는다. 완성차 및 부품업체들은 매년 치러오던 종무식도 열지 않았다.

두산그룹은 종무식과 시무식은 따로 없이 오는 12일 시무식을 대신한 신년음악회를 개최한다. 지난해 25일부터 연휴에 들어간 LG그룹은 시무식도 오는 5일에 갖기로 했다. 코오롱그룹과 효성도 4일까지 쉬고,5일 시무식을 연다. 관계자는 "유례없는 불황으로 예년보다 휴일을 늘림에 따라 시무식도 늦춰잡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