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 자산가가 본 새해 재테크] "시장 불투명해도 투자 늘리겠다…수익률 회복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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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경제가 작년보다 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은 더 이상 뉴스도 아니다. 대통령까지 "상반기에는 마이너스 성장을 할지도 모른다"는 우울한 전망을 내놓았다. 투자자들의 심리도 극도로 위축됐다. 지난해 폭락장세를 경험한 탓에 주식에선 손을 떼겠다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가히 '광풍'이라 할 만했던 펀드 투자 열기도 사그라진지 오래다. 과연 올해는 모든 투자를 접고 '잠수 모드'로 들어가야 하는 걸까.
그러나 우리나라 부자들은 '위기 때가 기회'라는 자세를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주요 은행과 증권사 PB 고객 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나타났다. 고액 자산가들은 시장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투자를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며 언젠가 다시 올 기회를 노리겠다는 모습을 보였다.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정작 기회가 왔을 때 한 발 뒤처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보다 투자 늘리겠다"
고액 자산가들이라고 해서 지난해 몰아쳤던 금융위기의 격랑에서 비켜서 있었던 것은 아니다. 한 증권사가 투자금이 1억원 이상인 PB 고객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90% 이상이 지난해 투자에서 손해를 봤다. 원금의 10% 이상을 잃었다는 고객도 절반이 넘었다.
그러나 PB 고객들은 이 같은 손실에도 불구하고 투자 자체를 중단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번 조사에서 전체적인 투자의 규모를 지난해보다 줄이겠다고 한 응답자는 소수에 그쳤다. 무엇에 투자하든 투자 규모 자체는 늘리겠다는 반응이 절대 다수였다.
새해 시장 전망에 대해서도 비교적 낙관적이었다. 전체 응답자의 60%인 30명이 "올해는 지난해보다 투자 수익률이 높아질 것"이라고 답했다. 지난해보다 안 좋아질 것이라고 한 응답자는 9명(18%)에 그쳤다. 나머지 11명(22%)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수익률이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투자 대상으로서 주식과 펀드에 대한 기대도 여전했다. 절반이 넘는 27명이 '비중을 가장 많이 늘릴 투자 대상'(복수 응답)으로 주식(펀드 포함)을 꼽았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새해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예금(19명)이나 채권(15명)보다 주식을 택한 응답자가 많았던 것이다. 반면 전체의 34%인 17명은 "주식 투자의 비중을 가장 많이 줄이겠다"고 답해 고액 자산가들 사이에 주식에 대한 경계감도 적지 않게 생겨나고 있음을 보여줬다.
◆절반은 예금…주식,채권에 분산
고액 자산가들은 투자와 자산 관리에 있어서 수익성 못지않게 안정성도 중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 배분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를 알기 위해 주식 예금 채권에 각각 어느 정도의 비중으로 돈을 넣고 있는지를 물었다. 설문 결과 예금 비중이 50% 이상이라는 사람이 절반에 가까운 24명이나 됐다. 주식에 50% 이상을 투자하고 있다고 답한 사람은 19명으로 그보다 적었다.
원금이 보장되고 필요할 때 언제든지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예금에 일단 절반을 넣어두고 나머지 돈으로 주식과 채권 등에 나눠서 투자하는 것이 일반적인 패턴이라는 얘기다. 채권에는 20% 정도를 투자하고 있다는 응답자가 27명으로 가장 많았다. 16명은 채권 투자는 아예 안 하고 있다고 답해 채권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예금을 할 때는 금리(15명)보다 예금기관의 신용도와 안정성(33명)을 중요하게 따진다는 응답이 많았다. 그 결과 '예금에 가입할 경우 주로 어떤 예금기관을 이용하겠느냐'는 질문에 시중은행을 이용하겠다는 답이 19명으로 가장 많았고 저축은행 예금에 가입하겠다는 사람은 2명밖에 없었다.
◆신중하되 빠르게
설문조사에서 나타난 PB 고객들의 새해 투자 계획에 대해 이들의 자산 관리를 맡고 있는 PB들은 '신중하면서도 기민하게 움직이겠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김창수 하나은행 재테크팀장은 "장기 전망에 의지하기보다는 시장 상황의 변화에 따라 기민하게 움직이겠다는 고객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지난해 하반기부터 나타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당분간 이어지겠지만 조금씩 주식과 부동산 쪽으로 돈이 이동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는 경기 침체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2%대까지 내릴 가능성이 높아 예금이나 채권 투자만으로는 수익을 내기 어렵기 때문에 결국 일정 부분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으로 돈이 흘러들어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공성률 국민은행 금융상담센터 재테크팀장은 "3~6개월 내에 회전할 수 있는 유동성을 확보하면서 조금씩 주식 투자 비중을 확대해 갈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그러나 우리나라 부자들은 '위기 때가 기회'라는 자세를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주요 은행과 증권사 PB 고객 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나타났다. 고액 자산가들은 시장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투자를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며 언젠가 다시 올 기회를 노리겠다는 모습을 보였다.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정작 기회가 왔을 때 한 발 뒤처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보다 투자 늘리겠다"
고액 자산가들이라고 해서 지난해 몰아쳤던 금융위기의 격랑에서 비켜서 있었던 것은 아니다. 한 증권사가 투자금이 1억원 이상인 PB 고객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90% 이상이 지난해 투자에서 손해를 봤다. 원금의 10% 이상을 잃었다는 고객도 절반이 넘었다.
그러나 PB 고객들은 이 같은 손실에도 불구하고 투자 자체를 중단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번 조사에서 전체적인 투자의 규모를 지난해보다 줄이겠다고 한 응답자는 소수에 그쳤다. 무엇에 투자하든 투자 규모 자체는 늘리겠다는 반응이 절대 다수였다.
새해 시장 전망에 대해서도 비교적 낙관적이었다. 전체 응답자의 60%인 30명이 "올해는 지난해보다 투자 수익률이 높아질 것"이라고 답했다. 지난해보다 안 좋아질 것이라고 한 응답자는 9명(18%)에 그쳤다. 나머지 11명(22%)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수익률이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투자 대상으로서 주식과 펀드에 대한 기대도 여전했다. 절반이 넘는 27명이 '비중을 가장 많이 늘릴 투자 대상'(복수 응답)으로 주식(펀드 포함)을 꼽았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새해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예금(19명)이나 채권(15명)보다 주식을 택한 응답자가 많았던 것이다. 반면 전체의 34%인 17명은 "주식 투자의 비중을 가장 많이 줄이겠다"고 답해 고액 자산가들 사이에 주식에 대한 경계감도 적지 않게 생겨나고 있음을 보여줬다.
◆절반은 예금…주식,채권에 분산
고액 자산가들은 투자와 자산 관리에 있어서 수익성 못지않게 안정성도 중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 배분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를 알기 위해 주식 예금 채권에 각각 어느 정도의 비중으로 돈을 넣고 있는지를 물었다. 설문 결과 예금 비중이 50% 이상이라는 사람이 절반에 가까운 24명이나 됐다. 주식에 50% 이상을 투자하고 있다고 답한 사람은 19명으로 그보다 적었다.
원금이 보장되고 필요할 때 언제든지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예금에 일단 절반을 넣어두고 나머지 돈으로 주식과 채권 등에 나눠서 투자하는 것이 일반적인 패턴이라는 얘기다. 채권에는 20% 정도를 투자하고 있다는 응답자가 27명으로 가장 많았다. 16명은 채권 투자는 아예 안 하고 있다고 답해 채권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예금을 할 때는 금리(15명)보다 예금기관의 신용도와 안정성(33명)을 중요하게 따진다는 응답이 많았다. 그 결과 '예금에 가입할 경우 주로 어떤 예금기관을 이용하겠느냐'는 질문에 시중은행을 이용하겠다는 답이 19명으로 가장 많았고 저축은행 예금에 가입하겠다는 사람은 2명밖에 없었다.
◆신중하되 빠르게
설문조사에서 나타난 PB 고객들의 새해 투자 계획에 대해 이들의 자산 관리를 맡고 있는 PB들은 '신중하면서도 기민하게 움직이겠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김창수 하나은행 재테크팀장은 "장기 전망에 의지하기보다는 시장 상황의 변화에 따라 기민하게 움직이겠다는 고객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지난해 하반기부터 나타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당분간 이어지겠지만 조금씩 주식과 부동산 쪽으로 돈이 이동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는 경기 침체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2%대까지 내릴 가능성이 높아 예금이나 채권 투자만으로는 수익을 내기 어렵기 때문에 결국 일정 부분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으로 돈이 흘러들어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공성률 국민은행 금융상담센터 재테크팀장은 "3~6개월 내에 회전할 수 있는 유동성을 확보하면서 조금씩 주식 투자 비중을 확대해 갈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