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회원권은 작년 서울의 강남 집값이나 증시가 하락한 만큼 떨어졌다. 10년 전 외환위기 때보다 값이 더 추락했다. 3분의 1 토막난 회원권도 있지만 거래는 거의 안 된다.

작년 하반기 법인이 경쟁적으로 회원권을 내다 팔고 '상투'를 잡은 회원권 투자자들이 매물을 던졌기 때문이다. 아직 바닥을 확인했다고 하기엔 이르다.

이관석 신한은행 PB고객팀장은 "작년 펀드에 주로 투자했던 사람들이 고충을 많이 겪었던 것처럼 주택이나 회원권을 가진 사람들도 비슷한 손실률을 기록했다"며 "새롭게 투자할 기회가 생긴 것 아니냐는 사람도 있지만 이는 일부에 국한된 얘기"라고 말했다.

강남ㆍ송파구에서 집값이 많이 떨어져 이제 집을 사볼까 하는 사람이 한두 명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란 얘기다.

이 팀장은 "부자들도 올해를 기점으로 자산 포트폴리오의 중요성을 절감했을 것"이라며 "머니마켓펀드(MMF) 등 안전자산 비중을 70~80%로 가져가려는 사람이 많다"고 전했다. 그는 "금이나 회원권 등에도 관심은 있지만 위험자산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에 수개월 안에 시장이 활성화되기는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김창수 하나은행 아시아선수촌 골드클럽 PB팀장은 이보다는 낙관적이다. 회원권 급매물이 얼마 안가 진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수년 전 값이 쌀 때 골프회원권을 사둔 사람이 많아 투자손실을 본 경우는 별로 없을 것"이라며 "값이 더 떨어지더라도 자신이 사용해야 하니 굳이 처분할 필요는 없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물론 경기반등을 예상해 투자수단 중 하나로 회원권을 적극 고려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실수요 관점에서 회원권을 매입하려는 사람은 가격 바닥을 확인한 뒤 매수에 나서도 늦지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