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한 가격ㆍ소비자 필수품으로 승부

글로벌 금융위기의 칼바람이 몰아치며 수많은 기업들이 쓰러져간 2008년에도 꿋꿋하게 버티며 높은 수익을 거둬들인 회사들이 있다. 미국 시사주간지 포천은 1일 불황 속에서도 독야청청 잘나갔던 7대 업종을 분야별로 소개했다. 저렴한 가격에 사람들에게 없어선 안될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이들 업종의 공통점이다.

가장 먼저 꼽힌 업종은 비디오게임이다. 불황으로 소비자들이 외출을 줄이고 집안에서 여가를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비디오게임기 수요는 급증했다. 세계 최대 게임기업체인 일본 닌텐도가 온 가족이 함께 즐기는 형식의 가정용 게임기 '위(Wii)'로 대박을 터뜨릴 수 있었던 것도 시대의 도움이 컸다. 시장조사업체 NPD에 따르면 '위'는 미국에서 지난해 11월 한 달 동안 전년 동기보다 108% 증가한 204만대가 팔렸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X박스' 게임기도 같은 기간 사상 최대 매출을 올렸다.

불황에는 립스틱 등 색조화장품이 잘 팔린다는 이른바 '립스틱 효과'도 다시 입증됐다. 세계적 화장품회사인 미국 에스티로더는 지난해 3분기 순이익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31% 늘었다. 삭스피프스애비뉴와 노드스트롬 등 미국 유명 백화점에서도 유독 화장품 코너만 활기를 되찾고 있다.

월마트 등 소매할인점과 '99센트숍'으로 대표되는 초저가 할인매장도 생존력을 과시했다. 월마트는 지난해 11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했다. 같은 기간 37개 미 소매업체의 매출이 2.7% 감소한 데 비하면 매우 좋은 실적이다. 모든 상품을 1달러 이하에 파는 소매체인점 달러트리는 지난해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6.2% 늘었다.

값싼 패스트푸드의 인기도 불황 속에서 식을 줄 모른다. '1달러 메뉴'를 내놓았던 세계 최대 패스트푸드 체인점인 맥도날드는 지난해 11월 전 세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7% 증가했다. 인스턴트 식품도 다시 각광받고 있다. 미 최대 식품회사 크래프트는 지난해 3분기 매출이 7% 늘었다. 시리얼업체인 제너럴밀도 같은 기간 매출이 14% 증가했다.

폐기물 처리업도 불황에 상관없이 꾸준히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업종이다. 불경기라 해서 쓰레기가 안 나오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미아/서기열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