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규슈만큼 겨울 골프를 즐기기에 좋은 곳도 없다. 규슈 지역은 연평균 기온이 16도로,한겨울에도 영하로 떨어지는 날이 별로 없다. 아주 드물게 눈발이 날리기도 하는데,내리는 즉시 녹아 사라져 눈 때문에 골프장을 닫는 경우도 없다. 비행기로 한 시간이면 닿는 가까운 곳이란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국제대회가 열리는 수준급 골프장도 많아 다양한 코스를 선택해 즐길 수 있다는 것도 매력이다. 규슈에서 가장 큰,북부 해안의 후쿠오카시가 그 중심이다.


◆개성 넘치는 명문클럽, 센트럴후쿠오카GC

센트럴후쿠오카GC는 1975년 문을 연 명문 클럽이다. 18홀 규모로 파72에 전장 6508야드.후쿠오카 역에서 차로 20분 거리에 자리해 이동하기에 편하다. 변화무쌍한 코스 레이아웃을 자랑하는 곳으로 각 홀마다 개성이 넘친다. 본래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코스를 조성한 것도 높이 살 만하다. 언뜻 보기에는 평범하지만 미묘하게 변하는 그린을 읽기가 무척 까다롭다. 자칫 방심했다가는 점수 관리를 못하고 무너질 수 있다.

5번 홀(파4ㆍ302야드)은 버디를 노려볼 수 있는 홀.페어웨이 오른쪽에 티샷을 안착시키면 2온 가능성이 높아진다. 6번 홀(파4ㆍ446야드)은 왼쪽으로 굽은 내리막 홀.그날의 컨디션에 맞는 클럽 선택이 승부의 관건으로 정확한 거리 계산과 끊어치는 기술이 요구된다. 7번 홀(파3ㆍ167야드)이 이 골프장을 대표하는 쇼트홀.연못을 넘겨 1온 시켜야 하는데 경관에 시선을 빼앗겼다가는 보기도 장담할 수 없다.


◆평이한 27홀, 치쿠시카오카GC

치쿠시카오카GC는 구릉 코스로 1976년 개장했다. 후쿠오카공항에서 30분 거리에 있다. 27홀 규모로 각 9홀의 북ㆍ남ㆍ서 코스로 조성돼 있다. 페어웨이가 넓어 다소 쉽다는 평을 듣는다.

북코스는 완만한 오르막과 내리막이 이어지는 페어웨이의 변화를 잘 읽어야 한다. 티잉 그라운드에서 보는 페어웨이는 평탄한 편이지만 실제로는 그 변화가 심해 신중을 기해야 한다. 서코스는 북코스와 남코스에 비해 페어웨이 길이가 다소 짧은 대신 페어웨이 형태에 변화를 줘 라운드의 묘미를 느낄 수 있게끔 디자인돼 있다. 남코스는 비교적 평탄한 코스.각 홀의 길이는 긴 편으로 요소요소에 배치된 벙커만 조심한다면 풀 스윙의 맛을 즐길 수 있다.

북코스 8번 홀(파4ㆍ386야드)은 내리막 티샷 이후 그린까지 똑바로 쳐 올라가는 미들 홀.티샷은 오른쪽 크로스 벙커를 피해 페어웨이 왼쪽 가장자리를 겨냥하면 된다. 세컨드샷 지점은 왼발이 높은 라이여서 다소 까다롭다. 그린은 2단으로 핀에 붙이는 게 관건.서코스 9번 홀(파5ㆍ608야드)은 긴 파5 홀.티잉 그라운드 앞 왼쪽에 숲과 크로스벙커가 기다리고 있다. 티샷은 페어웨이 오른쪽을 노리는 게 좋다. 그러나 세컨드샷 지점에서는 그린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방향성을 중시해야 한다.


◆도전적인 시사이드 코스, 니조CC

니조CC는 1974년 개장했다. 18홀 규모로 파72에 전장 6611야드.후쿠오카공항에서 1시간 거리에 있다. 켄카이국정공원의 절경을 만끽할 수 있는 시사이드 코스다. 거리 계산과 클럽 선택 등에 신중을 기해 전략적인 플레이를 해야 한다. 라운드 뒤의 온천욕으로도 알아준다.

10번 홀(파4ㆍ360야드)은 켄카이해 정면을 바라보며 플레이를 할 수 있는 홀.페어웨이 중앙보다 오른쪽을 겨냥해 티샷을 날리는 게 유리하다. 14번 홀(파5ㆍ514야드)은 이 골프장에서 세 번째로 긴 파5 홀.티샷은 오른쪽 크로스 벙커 왼쪽을 겨냥한다. 세컨드샷은 낙하 지점이 넓어지기 때문에 최대한 긴 클럽으로 풀 스윙을 하는 게 낫다.


◆초보자도 만족하는 와카미야CC

1979년 개장했다. 18홀 규모로 파72에 전장 6697야드.후쿠오카공항에서 40분 거리에 자리잡고 있다. 전체적으로 평탄한 코스로 그리 어렵지 않다. 실력 차이가 많이 나는 골퍼들 간의 친목 라운드에 알맞다.

4번 홀(파4ㆍ374야드)은 세컨드샷이 왼쪽에서 휘어 들어온 연못을 넘겨야 하는 까다로운 홀.과감하면서도 정확한 샷이 요구된다. 7번 홀(파3ㆍ171야드)은 그린 앞에 벙커가 도사리고 있어 주의해야 한다. 마지막 18번 홀(파3ㆍ209야드)은 쇼트홀이다. 커다란 연못 너머에 있는 그린이 작게 보여 부담스럽지만 주변의 그림 같은 풍경이 근심을 날려준다.

김재일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