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 에너지 개발에 대한

정부의 각종 지원책 확대되면서 대기업들 신규진출ㆍ생산시설 늘려

250억$ 2차전지 年 10% 이상 성장, 2015년 세계시장 올해의 2배이상 커져

2차전지 태양광 등 그린산업 분야에선 시장 선점을 위한 관련 업체들의 경쟁이 뜨거워질 전망이다. 지난해 국가적인 화두로 제시된 '저탄소 녹색성장'이 본격 추진되고,신재생에너지 개발에 대한 정부의 각종 지원책이 확대되면서 이른바 '그린의 산업화'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린분야에서 국내 기업들이 가장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분야는 2차전지와 태양광발전이다. 사업을 진행해 오던 업체들은 물론 신규 진출을 선언한 곳들도 앞다퉈 생산시설을 늘리고 연구개발(R&D) 인력 확충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2차전지와 태양광발전의 시장 전망은 밝은 편이다. 2차전지의 경우 하이브리드 전기자동차 등 신규 수요가 지속적으로 생기고 있다. 정부가 대체에너지 비율을 크게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어서 태양광발전에 대한 정책적 지원도 기대되고 있다.


◆급성장 예상되는 2차전지 시장

전문가들은 2차전지 시장이 향후 3~4년간 호황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노트북PC와 휴대폰 탑재 물량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기업들과 중국 후발 업체들의 대규모 투자로 공급과잉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전 세계적인 수요 증가로 공급과 수요가 균형을 이룰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2차전지 시장은 올해부터 매년 10%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며 2015년에는 250억달러로 올해(100억달러)보다 2배 이상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을 기점으로 하이브리드 자동차용 수요가 생겨나면서 2차전지 시장의 성장세가 더욱 두드러질 것이란 전망이다. 모바일 기기용 전지 수요에 크게 의존했던 2차전지 생산업체들이 새로운 공급처를 얻게 된 것이다.

삼성SDI,LG화학 등 국내 2차전지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업체들은 이 같은 시장 확대 추세에 발맞춰 대대적인 공장 증설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LG화학은 총 1458억원을 투입,충북 오창에 있는 2차전지 공장 증설에 나서고 있다. 또 국내 업체 가운데 최초로 올해부터 본격 생산에 들어갈 하이브리드자동차(HEV)용 전지 양산라인 증설 작업도 마무리 단계에 있다.

삼성SDI는 세계 최대 자동차 부품업체인 보쉬와 하이브리드 전기자동차용 2차전지 합작사를 설립하고 2015년 매출 16억달러,시장 점유율 30%라는 목표를 설정했다. 대대적인 증설 작업도 본격화했다. 삼성SDI는 공급물량이 늘어나는 만큼 생산능력을 확충하기 위해 천안에 1068억원을 들여 2차전지 생산라인 2개를 증설하고 있다.

2차전지 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도 확대되고 있다. 지식경제부는 차세대 핵심 2차전지 사업으로 전력저장용 2차전지 등 3가지 핵심 산업을 선정하고 2015년까지 2840억원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모바일IT,수송ㆍ기계,에너지 저장 등 2차전지의 3대 분야별 과제를 발굴하는 등 핵심기술 상용화를 위한 연구개발(R&D) 기반도 마련했다.


◆대기업 태양광 산업 '눈독'

태양광 사업은 국내 대기업들의 '신성장 엔진'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분야다. 고유가와 중국 및 중동 국가들의 설비 증설로 성장 한계에 봉착한 대기업 화학계열사들이 앞다퉈 태양광 사업에 뛰어들며 치열한 시장 선점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경부에 따르면 태양광 분야의 해외 시장 규모는 2007년 300억달러에서 2012년엔 3배 이상인 1000억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태양전지의 핵심소재인 폴리실리콘은 태양광발전이 대체에너지의 대안으로 부상하면서 공급부족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동양제철화학은 폴리실리콘 사업을 캐시카우로 집중 육성하고 있다. 폴리실리콘 사업 진출을 선언한 지 2년 만에 수주액이 100억달러를 넘어섰다. 현재 연간 5000 t규모인 생산능력을 올해에는 세계 2위 수준인 1만6500t,2010년엔 2만6500t으로 각각 늘릴 계획이다.

대기업들도 태양광 사업에 활발하게 진출하고 있다. LG그룹은 태양광발전의 수직 계열화를 완성하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LG화학이 폴리실리콘을,LG전자가 셀(태양전지)과 모듈(패널)을,실트론이 웨이퍼를 각각 생산하고 LG솔라에너지는 발전을 담당하는 식이다. 삼성그룹도 삼성석유화학 등 화학계열사는 폴리실리콘과 잉곳ㆍ웨이퍼 분야를,삼성전자ㆍ삼성SDI는 셀ㆍ모듈 등 장치산업쪽을 맡기로 내부 조율 중이다. SK그룹 화학계열사인 SKC는 지난해 잉곳 전문업체인 솔믹스를 인수,폴리실리콘-잉곳ㆍ모듈로 이어지는 일관생산체제를 추진하고 있다.

현대중공업도 올해까지 3000억원을 투입,태양전지 생산 규모를 연간 330메가와트(㎿)까지 늘린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한화그룹 화학계열사인 한화석유화학은 올해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울산에 연간 30㎿ 규모의 태양전지 셀 생산라인 구축에 착수했다. 이 회사는 2015년까지 총 8000억원을 투자,셀 생산라인을 1기가와트(GW) 규모로 증설하는 데 이어 폴리실리콘 분야로 사업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