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원 도봉구·의정부 등 호재 업고 급등
하반기 하락 불구 50%이상 상승 수두룩

주택시장의 극심한 침체에도 불구하고 올 한 해 서울 노원·도봉구와 경기 의정부·양주·동두천 등지의 중소형 아파트값은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덜 올라 저평가됐다는 인식이 확산된 데다 뉴타운 조성,재개발 등 각종 호재까지 겹쳐 50% 이상 오른 곳이 수두룩하다.

28일 부동산정보업체인 스피드뱅크가 서울·경기지역 주요 아파트단지의 올해 매매가 변동률(1월1일 대비 12월26일 가격)을 조사한 결과 서울 강북과 경기 북부권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김은경 스피드뱅크 리서치팀장은 "서울 강남과 분당 용인 등 경기 남부권의 급락세를 감안하면 소외지역의 반란으로 부를 만하다"고 말했다. 물론 이들 지역도 경기침체가 본격화된 지난 10월 들어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낙폭은 그리 크지 않다.

노원·도봉 등 서울 강북의 재발견

서울지역 상승률 상위 20곳 가운데 17곳이 노원구에 있는 아파트단지였다. 연초 1억500만원에 거래됐던 하계동 청솔7단지 60㎡(18평)형은 지난 26일 8500만원(81%) 오른 1억9000만원에 매매됐다. 상계동 주공3단지 43㎡(13평)형은 같은 기간 1억750만원에서 1억9250만원으로 79.1%(8500만원) 올랐다.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다는 것 외에 경전철 유치와 상계뉴타운 조성 등의 호재가 집값을 밀어올린 요인으로 꼽힌다.

도봉구도 법조타운 건립과 재개발사업에 따른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큰 폭으로 뛰었다. 방학동 거성학마을 76㎡(23평)형의 매매가는 연초 1억6500만원에서 최근 2억6000만원으로 57.6%(9500만원) 올랐다.

중랑구 묵동 우성 50㎡(15평)형은 이 기간 1억500만원에서 1억9000만원으로 81% 올랐다. 중화뉴타운 예정지 근처에 있는 이 단지는 지난 4월 총선 당시 뉴타운 개발 열풍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의정부·동두천 등 경기북부권 전성시대

경기도에서는 양주 포천 동두천 의정부 등 북부권의 아파트값이 급등했다. 남부축의 중심지역인 분당과 용인 집값이 평균 10% 이상 급락한 것과 극명하게 비교된다.

양주시 백석읍 세아1차와 가야1차 아파트값은 올 들어 두 배로 뛰었다. 세아1차 102㎡(31평)형은 올초 6300만원에서 현재 1억3000만원으로 106.4% 급등했다. 인근 가야1차 60㎡(18평)형도 49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올랐다. 저평가됐다는 인식에다 신도시와 택지지구 개발 등 호재가 몰리면서 상승세를 탄 것으로 분석된다.

역시 그동안 집값이 덜 올랐던 포천에서는 연초 5000만~6000만원하던 중소형 아파트값이 1억원을 훌쩍 넘겼다. 소흘읍 포천상운 83㎡(25평)형이 5750만원에서 1억1000만원으로 91.3%,원일1차 79㎡(24평)형은 6250만원에서 1억1500만원으로 84% 올랐다.

동두천과 의정부시는 서울외곽순환도로 개통과 미군기지 이전에 따른 개발 기대감,뉴타운 조성 등이 호재로 작용했다. 동두천 지행동 주공2단지 73㎡(22평)형은 지난 1월 초 6750만원에서 최근 1억2250만원으로 81.5% 상승했다. 의정부 민락동 주공2단지 69㎡(21평)형은 8750만원에서 1억5500만원으로 77.1% 올랐다. 호원동 건영 84㎡(25평)형은 1억3500만원에서 2억3500만원으로 1억원(74.1%)이나 급등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