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올해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제난에 처했지만 대통령 선거자금 모금 '비즈니스'는 대호황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최대 수혜자는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이 차지했다.

미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는 2008 대선에서 각 당의 후보들이 모금해 사용한 금액은 17억달러로,4년 전의 8억2030만달러를 두 배 이상 웃돌았다고 27일 밝혔다. 한국 원화로 계산하면 무려 2조원이 넘는다. 2000년 대선후보들의 지출은 5억90만달러였다.

오바마 당선인은 이번 대선 기간 7억4060만달러를 사용했다. 2004년 공화당과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존 케리 상원의원이 각각 지출한 금액을 합친 6억4670만달러보다 훨씬 많았다. 또 오바마 당선인의 대선자금 지출액은 올해 대선후보들이 사용한 전체 금액 중 44%를 차지했다.

오바마 당선인의 이 같은 천문학적인 선거비는 선거 초반부터 선거자금 모금에서 다른 후보들을 압도한 덕분이었다. 그는 2007년 초 3개월 동안 2480만달러를 모아 민주당 내 최대 경쟁자였던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내정자가 모금한 1910만달러를 쉽게 제쳤다. 힐러리는 케리 상원의원의 2억2840만달러를 웃도는 2억5000만달러를 모금했다. 공화당 대선후보였던 존 매케인은 부시 대통령이 4년 전 모금한 2억6940만달러에 비해 적지만 2억2770만달러를 끌어들였다. 이와 관련,미 시민단체들은 선거자금모금법을 근본적으로 고치지 않는 한 이처럼 천문학적인 선거비가 드는 워싱턴 정치 구조는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