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은 많은 사람이 이동하는 공공장소이다 보니 촬영에 어려움이 컸다. 공항 당국의 협조를 구해도 사람들을 피해 장소를 선택해야 했고,시간도 제한받았다.

비행기가 도착한 뒤 승객들이 나오는 게이트의 경우 아무나 그 문을 왕복할 수 없다. 현장에서 게이트 문을 열어주고 닫아줄 사람을 따로 불러야 했다. 이 때문에 촬영 때는 실제 게이트 대신 디스플레이(약식 세트)를 지어 이런 사람들이 필요없도록 했다.

또 공항에서는 촬영을 마음대로 하지 못하기 때문에 헌팅 단계부터 로케이션 매니저가 몰카를 동원해야했다. 실제 촬영시에도 여러 관계자에게 부탁을 하고 허락을 구해야 했다.

촬영을 하다 보면 계획된 시간 내에 마친다는 게 어렵다. 비교적 시간 제약을 덜 받는 교통센터에서 촬영했지만,한밤이 돼서도 끝나지 않았다. 하는 수 없이 교통센터 1층에서 지하 1층 위까지 가득 채울 천을 펴서 낮 분위기를 연출해 촬영을 마쳤다. 로케이션 매니저의 말로는 그곳을 그런 식으로 세팅해 촬영한 팀은 우리밖에 없었다고 한다.

어쨌든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촬영이어서 인천공항 측에서 상당히 많은 부분을 협조해준 것에 대해 감사한다. 그래도 시간 초과로 인천공항 소속 경찰들에게 쫓겨나기 직전까지 힘든 촬영을 했다. 그나마 결과물이 잘 나와 고생한 보람을 느낀다.

권정한 감독(광고제작사 아프리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