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시장금리가 하락하면서 카드사와 할부·리스사 등의 자금 사정이 개선되고 있다. 그러나 채권 공급 물량이 늘어나면서 금리가 다시 오르고 일부 할부·리스사들의 자금난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3년 만기 카드채 금리는 지난 4일 연 9.01%에서 18일에는 7.08%로 떨어지는 등 안정세를 보였다. 하지만 카드채 발행이 몰리면서 금리가 상승세로 돌아서 24일에는 7.34%로 올랐다.

회사채 시장이 다소 풀리면서 카드사 채권에 대한 수요가 살아났으나 그 이상으로 카드채 공급 물량이 쏟아진 탓이다. 지난달 2030억원에 불과했던 카드채 발행 규모는 이달 들어 24일까지 5080억원에 이르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자금 시장이 최악의 상황은 지났다고 판단해 이달 들어 채권 발행을 늘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리먼 사태 이전과 비교하면 아직도 금리가 0.5~1%포인트 높아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할부·리스사들은 여전히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달 들어 24일까지 캐피털채 발행액은 1250억원으로 지난달(900억원)보다는 늘어났지만 8월(5910억원)과 9월(7482억원)에 비하면 6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할부·리스사들은 채권시장안정펀드와 자동차할부금융 지원책에도 실망하고 있다. 이강세 여신금융협회 상무는 "채권시장안정펀드를 통해 캐피털채를 일부 매입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이 펀드의 직접 지원 대상이 되는 할부·리스사는 상위 2~3개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정부의 자동차 할부금융 지원책은 제조·판매사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방향으로 결정돼 할부금융사에는 도움이 안 된다는 지적이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