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국내 정유사들이 주유소에 대해 소요제품 전량을 자신으로부터 공급받아야 한다고 강제한 사실이 적발돼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명령을 받았다.또 주유소가 석유제품 주문할 때 대략적인 가격을 고지하고 출하한 지 일정기간 경과 후에 사후 정산한 사실도 드러났다.

공정위는 이같은 배타조건부거래와 사후정산 행위가 거래상 지위를 부당하게 남용한 법위반 행위이라며 SK에너지 SK네트웍스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에쓰오일 등에 시정명령을 내렸다고 24일 밝혔다.

이들 5개 정유사들은 자기 상표를 쓰는 주유소들에게 자기 회사의 제품만을 전량 공급받도록 하고 이런 의무를 위반할 때 계약 해지，손해배상 등 제재를 할 수 있도록 계약을 맺었다.공정위는 이에 대해 시장점유율이 낮은 사업자 또는 잠재적 경쟁사업자가 주유소를 통해 석유제품을 유통할 수 있는 기회가 없게 돼 경쟁이 제한된다고 밝혔다.

정유사들은 또 2006년부터 현재까지 주유소가 석유제품을 주문하면 대략적인 가격을 유선 등으로 고지하고 출하시점으로부터 일정기간 경과 후 가격을 확정해 월말에 정산했다.공정위는 주유소가 제품구입가격을 정확히 몰라 적정 판매가격을 책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정유사가 대략적인 가격 통보후 타사 동향을 살펴 최종가격을 결정함으로써 정유사간 가격경쟁을 회피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정위는 정유사가 상표권 사용 등을 이유로 주유소의 의사에 반하는 배타조건부 거래를 강요하지 못하도록 했다.주유사가 원하는 경우에도 시설자금이나 시설 지원이 없으면 1년 이내 기간동안만 배타조건부거래를 허용하고 시설 지원이 있으면 지원에 상응하는 범위에서만 초과설정할 수 있도록 했다.사후정산행위는 아예 하지 못하도록 했다.

정재형 기자 j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