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랠리에 대한 기대가 컸지만 지수가 이틀 연속 큰 폭 조정을 받으면서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고 있다.

정책 이슈가 소멸된 상황에서 단기 상승 부담감이 있어 왔기 때문에 이번 조정은 어느 정도 예견된 건전한 숨고르기의 일환으로 해석되고 있다. 또 조정이 이어지더라도 급락세가 재현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지형 한양증권 연구원은 "악재에도 내성이 쌓여가듯 정책이슈에도 동일한 논리가 적용될 수 있다"며 "다만 과다한 조정이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시중 금리 하락으로 유동성 기대감이 유효하고 무엇보다 글로벌 달러 약세와 통화스와프 자금으로 국내 외환시장이 위기를 넘긴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에 20일선(1100)에서는 지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증시가 사흘째 내림세를 보이면서 크리스마스(25일) 휴일과 연말 배당을 받기 위한 마지막 배당일(26일)을 남겨놓고 투자자들의 머릿속은 복잡해지고 있다.

국내 증시가 연말 주가 강세 현상을 지속한 점을 감안하면 연말, 연초 상승세에 베팅할 만하지만 배당락 이후에는 왝더독(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현상) 장세가 예상되는 만큼 수급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2003년 이후 연말 마지막 4거래일 동안 수익률이 평균 1%가 넘는다. 2%내외의 배당락 효과를 감안할 경우 연말 주가 강세는 뚜렷하다고 대신증권은 분석했다.

이 증권사 성진경 시장전략팀장은 "주식형 펀드 자금 유입 규모가 줄어들었고 예년에 비해 배당수익률도 낮기 때문에 기관이 연말 매수세를 강화할 유인이 감소한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연금과 기금 같은 중장기적 투자 관점에서 접근하는 기관 투자자들이 주식 매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지기호 동부증권 투자전략팀장도 "현물시장의 매수 주체가 외국인에서 연기금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며 "지수가 조정을 보였다는 점에서 연기금은 12월말까지 매수 자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최근 프로그램 매수가 배당락을 앞두고 크리스마스를 전후한 시기 특성상 줄어들고 있는데 배당락 이후부터는 선물 시장의 수급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이호상 한화증권 연구원은 "연초부터 1월 만기 전후까지 출회될 배당락 매물 출회를 결정하기 때문에 선물시장의 수급이 얼마나 호전될 것이냐가 중요하다"며 왝더독 장세에 대비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미 주택시장 부진이 산타랠리를 무색하게 했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금리인하 등의 영향으로 주택시장이 최악의 시기를 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추가 상승 재료는 없지만 국제유가 하락과 달러화 약세 등 국내 증시에 긍정적 여건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눈여겨 봐야 할 부분이다. 연말랠리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고 조정시 매수 관점으로 대응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시점이다.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