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지만 상승폭은 크게 둔화되며 부진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이같은 흐름은 주도주가 이끄는 장세라기보다는 종목, 업종별 순환매 속에 종목별 랠리가 펼쳐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이달 들어서 9.3%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업종별로 상승률 상위 5개 업종들의 평균 상승률은 22.1%에 달한다.상위 10개 업종들의 평균 상승률이 17.8%로 코스피지수 상승률의 2배 수준이다.

그동안 지수 상승탄력에 발목을 붙잡고 있는 것은 IT와 자동차, 은행의 3인방이었다.이들은 블루칩으로 분류되는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들이다. 이들 3인방의 대표적 7개 종목들의 12월 평균상승률은 6.2%에 그쳤다. 오히려 지수상승률을 밑돌고 있으며 그나마 선방한 KB금융을 제외하면 이들 평균상승률은 3.9%까지 떨어진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위기와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이들 업종이 표면적으로 부진해 보이는 시장 흐름을 조성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IT업종의 경우 달러화 약세가 진행되면서 수출 마진 감소에 대한 우려감으로 이어지며 11월 이후 코스피 상승에 비해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19일 오전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각각 2.99%, 3.69% 오르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전기전자업종도 2% 이상 오르며 모처럼 견조한 상승탄력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IT 강세는 D램 업황의 반등으로 바닥이 얼마남지 않았다는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대만 현물 시장에서 18일 주력 D램가격이 지난 6월 6일 이후 6개월 12일만에 처음으로 전일 대비 상승했다. D램 익스체인지에 의하면 DDR2 1기가비트(Gb) 800 제품이 전일대비 16% 상승했으며 667은 12%, eTT제품은 19% 올랐다. 낸드의 경우 MLC제품을 중심으로 2~5% 상승했으며 SLC제품들은 보합을 기록했다.

이가근 IBK증권 연구원은 "하이닉스가 연말에 20~30% 감산하는 등 D램 메이커들이 공격적으로 감산을 하고 있는 가운데 크리스마스 연휴 시즌 이후의 단기 물량 부족 현상을 우려한 대형 딜러들이 연휴를 앞두고 대거 재고를 채워나가기 시작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이번 가격 급등이 지속성이 있을 지, 바닥인 지에 대해서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겠으나 단기 급등으로 인해 향후 추가적으로 가격이 하락해도 D램 메이커들에게 미치는 압력은 줄어들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승우 신영증권 연구원은 "비록 소비심리 악화로 인한 수요 불안감은 남아 있지만 현재 가격 수준은 너무나 비정상적인 수준 대부분 업체들이 감산 강도를 높이고 있다"며 "D램 업황과 가격 바닥은 얼마 남지 않았거나 이미 지났다"고 진단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지난 6월을 정점으로 IT와 자동차업종 이익 전망치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특히 11월 중순 이후 큰 폭으로 하향 조정되면서 실적 하향의 막바지 대열에 합류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IT와 자동차업종의 실적 하향 조정이 언제쯤 마무리되며 시장 주도주 대열에 합류할 수 있을 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산타랠리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모처럼 주목받는 IT주들이 지수를 1200선 위로 올려놓은 대장주가 될 지 지켜볼 일이다.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