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18일 기획재정부 공정거래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으로부터 업무 보고를 받으면서 격려와 함께 보다 더 적극적인 자세,희생적 역할을 주문하는 질책성 발언을 했다. 당근과 채찍을 함께 든 것이다.
이 대통령은 우선 "많은 사람들은 아직도 공직자들이 이번 위기에 적극적인 자세로 임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다수 공직자가 위기에 대처하는 데 선봉에 서고 있다"고 격려했다. 이 대통령은 또 "물론 개중에는 아직도 자세를 다듬지 못하고 있는 사람이 있지만 대부분의 공직자들은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비판적 사고보다 서로 격려하고 힘을 모으는 게 중요하다"며 "냉소적 자세로는 시너지를 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 3월 재정부 업무 보고에서 공직 사회의 복지부동에 대해 강력 질타한 것과는 차이가 있다. 그러나 "개중에는 아직도 자세를 다듬지 못하고…"란 표현에서 읽을 수 있듯 불신을 완전히 걷어내지는 않았다. 특히 "공직자가 일하지 않으면 실수도 하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일하지 않는 사람이 어부지리를 얻어서는 안 된다"는 말은 최근 부처 1급 간부들의 집단 사퇴와 맞물려 정부 고위직에 대한 '정리' 가능성을 내비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연말ㆍ연초에 통일부 등 5,6개 부처 간부의 물갈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 앞장 서라는 주문도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여러분이 선봉에 서지 않으면 위기 극복의 기회도 마련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또 "공직자들은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매우 적극적인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3시간30분 동안 이어진 토론에서 이 대통령은 "공직자들이 부처로 돌아가면 긍정적 바이러스를 많이 전파하라" "(기업 구조조정과 관련) 옥석을 가리되 도와줘서 살 수 있는 기업은 도와야 한다"는 등의 지시를 했다.
홍영식/박수진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