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의 '텃밭 지키기'가 정부 당국의 잇따른 시정조치로 흔들리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17일 전체회의를 열어 KT의 기업용 SMS(문자메시지) 상호접속을 거부한 SK텔레콤에 대해 시정조치를 내리기로 의결했다.

KT는 최근 유선전화망을 이용해 SMS를 대량 발송할 수 있는 C2P(Computer To Phone) SMS를 개발하고 SK텔레콤에 상호접속을 요구했으나, SK텔레콤은 이를 거부했다.

C2P SMS는 신용카드 결제 확인이나 주문 확인, 상품 안내 등 기업이나 공공기관이 이동전화 가입자에게 대량으로 보내는 서비스다.

SK텔레콤은 SMS 중계서비스 업체들로부터 현재 10만건 이하 20원, 1000만건 초과 11원의 요금을 받고 있으나, KT는 이번 방통위 조치에 따라 개인 가입자 요금인 건당 8원의 상호접속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는 해석이다.

SK텔레콤은 KT의 C2P SMS가 기존 중계서비스와 동일하며 생활필수재가 아니라고 주장했으나, 방통위는 서비스 유형과 전송방식 등을 봤을 때 기간통신역무로 봐야 하며 기업이나 공공기관의 중요한 정보전달 수단으로 널리 자리잡고 있다는 이유로 KT의 손을 들어 준 것이다.

이동전화 사업자가 요금을 결정해 온 C2P SMS 시장 규모는 2003년 113억원에서 지난해 1285억원으로 10배 가량 커졌으나, 건당 11~20원의 이용요금은 그대로라는게 방통위의 설명이다.

방통위는 이번에 유선전화망을 이용해 C2P SMS 발신이 가능토록 해 유선전화 사업자와 이동전화 사업자 간 경쟁으로 연간 128억원의 요금인하 효과와 141억원의 신규 수요 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SK텔레콤은 지난 14일 공정거래위로부터 자사의 무선인터넷 서비스 '네이트' 매출 감소를 우려해 첨단 스마트폰 판매를 방해한 것으로 드러나 제재를 받았다.

공정위는 SK텔레콤이 블루버드소프트의 PDA폰 판매와 온세텔레콤을 통한 인터넷 콘텐츠 구매를 제한해 사업활동을 방해했다며 시정명령과 함께 모두 17억1500만원의 과징금 부과를 의결한 것이다.

공정위 조사 결과, SK텔레콤은 블루버드가 지난해 개발한 PDA폰 BM500에 SK텔레콤의 무선인터넷 서비스인 네이트에 바로 접속하는 기능이 없다는 것을 알고 개통을 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트의 매출 감소를 우려해 방해했다는게 공정위의 판단이다.

SK텔레콤의 무선인터넷 매출은 2003년 1조3200억원에서 지난해 2조8000억원 규모로 크게 증가했다. 올 들어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를 넘는다.

SK텔레콤은 또 2005년 6월 이후 팅(Ting) 요금제 가입자의 온세텔레콤을 통한 콘텐츠 구매를 원천적으로 차단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KTF나 LG텔레콤은 콘텐츠 구매에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

한경닷컴 박철응 기자 he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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