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속 국내 관광지 '예약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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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연말 샌드위치 데이 쉬고 5~6일에 시무식"
제주·부산 등 호텔·항공편 동나…해외여행은 감소
삼성그룹은 크리스마스와 토요일 사이에 끼어 있는 오는 26일을 그룹 공식 휴무일로 지정했다. 고객서비스 센터,금융회사 등을 제외한 모든 계열사 임직원이 일손을 놓는다. 29일부터 31일까지 3일간도 계열사의 상황에 따라 연·월차를 활용해 직원들을 최대한 쉬게 한다는 방침이다. LG 계열사들도 연말·연시 기간 공휴일과 주말 사이의 '샌드위치 데이'에 대부분 직원들이 연·월차 휴가를 내도록 권고했다. 일부 생산직은 25일부터 내년 1월4일까지 최장 11일간 업무를 중단한다.
연말·연시 휴무일이 많아지면서 기업들의 종무식과 시무식 스케줄도 조정됐다. 종무식은 빨라지고 시무식은 늦춰졌다.
시무식도 대부분 1월2일이 아닌 1월5일이나 6일에 열린다. 2일은 샌드위치 휴가를 내는 직원들이 많고 3일과 4일은 주말이기 때문에 일정이 뒤로 미뤄졌다. LG전자는 5일에 시무식을 갖는다.
상당수 대기업이 연말·연시 직원들에게 장기 휴가를 주기로 하면서 제주도와 부산 등 남해안 지역 휴양지가 '관광 특수'로 불황 속 호황을 누리고 있다. 긴 휴가기간 동안 경기 악화로 인해 해외 여행 대신 경비가 덜 드는 국내 남쪽 지방으로 가족 여행을 계획하는 회사원들이 급증한 덕분이다. 불경기임에도 12월 연말 예약률이 줄기는커녕 예약이 쇄도하며 오히려 방이 모자랄 지경이다.
호텔 예약사이트 호텔앤프라이스에 따르면 540개 객실을 보유한 부산 파라다이스호텔은 연말 예약이 100% 완료돼 예약 손님이 와도 더 이상 방을 내 줄 수 없는 상황이다. 또 부산 해운대그랜드호텔(320실),농심호텔(240실) 등도 예약률이 70~80%에 달하고 있다. 한 호텔 관계자는 "부산지역 호텔은 1박에 10만~13만원 수준인데 대기업 휴무 영향으로 비수기임에도 예약률이 2배로 높아졌다"고 말했다. 경주 스위트호텔(34실)도 80%의 예약률을 보이고 있다.
224개의 객실을 보유하고 있는 하얏트 리젠시 제주의 17일 현재 연말(이달 24~31일) 객실 예약률은 1년 전에 비해 11.5%나 늘었다. 이 호텔의 강상주 객실부장은 "보통 연말이면 12월 말 예약률이 높지만 올해는 크리스마스인 25일이 목요일이라 징검다리 휴일이고 대기업 직원들이 대거 쉬면서 예약이 평소보다 1주일가량 일찍 찼다"고 설명했다.
울산 창원 등 공단과 인접한 부산 남해 지역 호텔들도 대기업 연휴 특수를 누리고 있다. 부산 웨스틴 조선비치 호텔(290실)은 이날 현재 객실 예약률(20~31일)이 전년 같은 날에 비해 5%가량 높아졌고,경남 남해군 힐튼남해 골프앤스파 리조트(170실)도 예약률이 8% 올랐다.
연말에 제주도 등으로 떠나는 국내선 항공편도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24일부터 내년 1월3일까지 제주지역 예약률이 지난해보다 4.6% 늘어났다. 25일의 경우 첫 편부터 오후 6시까지 서울~제주행 비행기가 모두 만석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경제 상황을 감안해 연말·연시 휴가를 해외가 아닌 국내 여행지에서 보내려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이 기간 국제선 예약률은 지난해보다 오히려 8% 줄었다"고 설명했다.
해외 여행을 위주로 하는 여행사들은 비상이 걸렸다. 국내 최대 여행사인 하나투어 관계자는 "오는 24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해외여행 예약자가 2만명 선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3만8000명보다 45%나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송형석/최진석/장성호 기자 click@hankyung.com
제주·부산 등 호텔·항공편 동나…해외여행은 감소
삼성그룹은 크리스마스와 토요일 사이에 끼어 있는 오는 26일을 그룹 공식 휴무일로 지정했다. 고객서비스 센터,금융회사 등을 제외한 모든 계열사 임직원이 일손을 놓는다. 29일부터 31일까지 3일간도 계열사의 상황에 따라 연·월차를 활용해 직원들을 최대한 쉬게 한다는 방침이다. LG 계열사들도 연말·연시 기간 공휴일과 주말 사이의 '샌드위치 데이'에 대부분 직원들이 연·월차 휴가를 내도록 권고했다. 일부 생산직은 25일부터 내년 1월4일까지 최장 11일간 업무를 중단한다.
연말·연시 휴무일이 많아지면서 기업들의 종무식과 시무식 스케줄도 조정됐다. 종무식은 빨라지고 시무식은 늦춰졌다.
시무식도 대부분 1월2일이 아닌 1월5일이나 6일에 열린다. 2일은 샌드위치 휴가를 내는 직원들이 많고 3일과 4일은 주말이기 때문에 일정이 뒤로 미뤄졌다. LG전자는 5일에 시무식을 갖는다.
상당수 대기업이 연말·연시 직원들에게 장기 휴가를 주기로 하면서 제주도와 부산 등 남해안 지역 휴양지가 '관광 특수'로 불황 속 호황을 누리고 있다. 긴 휴가기간 동안 경기 악화로 인해 해외 여행 대신 경비가 덜 드는 국내 남쪽 지방으로 가족 여행을 계획하는 회사원들이 급증한 덕분이다. 불경기임에도 12월 연말 예약률이 줄기는커녕 예약이 쇄도하며 오히려 방이 모자랄 지경이다.
호텔 예약사이트 호텔앤프라이스에 따르면 540개 객실을 보유한 부산 파라다이스호텔은 연말 예약이 100% 완료돼 예약 손님이 와도 더 이상 방을 내 줄 수 없는 상황이다. 또 부산 해운대그랜드호텔(320실),농심호텔(240실) 등도 예약률이 70~80%에 달하고 있다. 한 호텔 관계자는 "부산지역 호텔은 1박에 10만~13만원 수준인데 대기업 휴무 영향으로 비수기임에도 예약률이 2배로 높아졌다"고 말했다. 경주 스위트호텔(34실)도 80%의 예약률을 보이고 있다.
224개의 객실을 보유하고 있는 하얏트 리젠시 제주의 17일 현재 연말(이달 24~31일) 객실 예약률은 1년 전에 비해 11.5%나 늘었다. 이 호텔의 강상주 객실부장은 "보통 연말이면 12월 말 예약률이 높지만 올해는 크리스마스인 25일이 목요일이라 징검다리 휴일이고 대기업 직원들이 대거 쉬면서 예약이 평소보다 1주일가량 일찍 찼다"고 설명했다.
울산 창원 등 공단과 인접한 부산 남해 지역 호텔들도 대기업 연휴 특수를 누리고 있다. 부산 웨스틴 조선비치 호텔(290실)은 이날 현재 객실 예약률(20~31일)이 전년 같은 날에 비해 5%가량 높아졌고,경남 남해군 힐튼남해 골프앤스파 리조트(170실)도 예약률이 8% 올랐다.
연말에 제주도 등으로 떠나는 국내선 항공편도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24일부터 내년 1월3일까지 제주지역 예약률이 지난해보다 4.6% 늘어났다. 25일의 경우 첫 편부터 오후 6시까지 서울~제주행 비행기가 모두 만석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경제 상황을 감안해 연말·연시 휴가를 해외가 아닌 국내 여행지에서 보내려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이 기간 국제선 예약률은 지난해보다 오히려 8% 줄었다"고 설명했다.
해외 여행을 위주로 하는 여행사들은 비상이 걸렸다. 국내 최대 여행사인 하나투어 관계자는 "오는 24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해외여행 예약자가 2만명 선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3만8000명보다 45%나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송형석/최진석/장성호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