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인 반도체부문 대표 "고부가 반도체 개발 위탁생산업체에서 종합 반도체 회사로"

동부하이텍이 자체 기술력으로 LCD(액정디스플레이) 패널의 색상을 조정하는 LCD구동칩(LDI)을 개발,종합반도체 회사로의 변신에 나섰다. 대규모 수요처도 발굴하는데 성공해 향후 주력 제품군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동부하이텍은 15일 "TV나 노트북 등에 쓰이는 LCD 패널의 색상을 조정하는 구동칩 2종을 개발해 LG디스플레이에 공급했다"며 "이로써 기존의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전문회사에서 기획ㆍ생산ㆍ마케팅을 아우르는 종합반도체 회사로 사업 구조를 다각화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이번 제품 공급은 일반적으로 3년 이상 걸리는 LDI 개발 기간을 1년 4개월 만에 마무리지었다는 의미도 있다고 전했다. 동부하이텍은 앞으로 다양한 반도체 제품을 추가로 개발해 나갈 계획이다.

동부하이텍은 LG디스플레이에 공급한 제품 외에도 경쟁력 있는 차세대 LDI 제품 10여종을 추가로 개발했다고 덧붙였다. 이들 제품은 최적화된 설계 기술과 맞춤 공정을 통해 경쟁업체 제품에 비해 크기를 약 30% 줄인 것이 특징이다. 같은 크기의 웨이퍼에서 칩을 30% 이상 더 생산할 수 있어 원가 경쟁력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제조 공정도 25% 이상 줄여 납품 기간을 단축,물량 변동에도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

회사 관계자는 "LDI 시장은 올해 66억달러에서 2012년엔 83억달러 수준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신제품이 충분한 가격 경쟁력이 있고 빠른 생산도 가능하기 때문에 앞으로 관련 시장을 크게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동부하이텍은 또 LDI 개발을 주도한 박용인 부사장을 반도체부문 대표로 선임하면서 사업 확장 의지를 보였다. 신임 박 대표는 20여년 동안 시스템반도체 설계 분야에서 일해온 전문가로,지난해 동부하이텍에 합류해 디스플레이 사업부를 만들고 반도체 개발을 이끌어왔다. 박 대표는 "그동안 축적한 기술을 바탕으로 LDI 및 고부가가치 반도체를 지속적으로 내놓아 동부하이텍을 종합반도체 회사로 이끌 것"이라며 "이를 위해 내년까지 관련 조직을 두 배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동부하이텍은 이를 위해 현재 200㎜(8인치) 웨이퍼 기준 월 8만장 수준인 생산 능력을 올 말까지 9만장 이상으로 늘리고 기존 고객사들과의 협의를 통해 물량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