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 낮은 농심ㆍ가스公 등 경기방어주
순익 증가 돋보이는조선ㆍ기계 등 민감주
불황 후 대비 IT 등 턴어라운드 株도 관심


경기 침체가 얼마나 지속될 지 불투명해 증시 불안이 여전하지만 투자자들의 '종목 찾기'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다. 주식 매수 대기자금인 고객예탁금이 지난 11일까지 나흘 연속 불어나 10조6870억원에 달한 데서도 이런 관심이 확인된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로 경기방어주가 이미 6개월 이상 주목받아 왔기 때문에 이 중에서 주가수익비율(PER)이 낮은 종목 등 밸류에이션(주가 수준) 매력이 돋보이는 종목을 추려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경기민감주에선 뛰어난 경쟁력으로 이익증가세를 이어갈 수 있는 종목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권했다. 또 불황 국면이 지나가면 '턴 어라운드'(깜짝 실적 개선) 종목의 주가 폭발력도 기대된다는 지적이다.

◆PER 낮고 경기침체에 강한 종목

14일 토러스투자증권에 따르면 1930년대 미국 대공황과 1990년대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을 분석한 결과 이 시기에 음식료 제약 통신 유틸리티 등이 강세를 보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증권사 이원선 연구원은 "국내 증시에서도 코스피지수가 연중 고점을 찍은 지난 5월 중순 이후 경기방어주가 경기민감주에 비해 선방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PER 등을 기준으로 경기방어주 중에서 추가 상승 여력이 큰 종목을 추려내야 한다"며 대표적 경기방어업종인 음식료 제약 통신 유틸리티 등에서 내년 PER 전망치가 상대적으로 낮은 종목으로 CJ제일제당 농심 오뚜기 KT&G 한미약품 대웅제약 LG데이콤 KTF 한전KPS 가스공사 등을 꼽았다.

음식료업종에선 내년 PER가 10.3배로 전망되는 CJ제일제당이 저평가 종목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화증권은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을 이어오면서 원재료 수입비용 부담으로 주가가 크게 하락했지만 곡물값이 큰 폭으로 떨어진 데다 환율도 안정세를 보이면서 반등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CJ제일제당을 추천했다.
불안한 증시 '효자종목' 올라타려면…
대형 제약주 가운데선 PER가 상대적으로 낮은 한미약품이 유망하다는 분석이다. 조윤정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개량신약 분야의 독보적인 경쟁력을 바탕으로 국내 시장 점유율을 키우고 있고,글로벌 제약사로서의 성공 가능성도 높여가고 있다"며 내년 제약업종 최선호주로 꼽았다.

통신과 유틸리티에서 내년 PER 전망치가 낮은 종목으로는 LG데이콤(8.4배)과 가스공사(9.4배) 등이 지목됐다.

◆경기민감주는 이익증가율을 잣대로

글로벌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이익이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는 경기민감주도 관심 대상으로 꼽힌다. LIG투자증권은 내년과 2010년 순이익 증가율이 시장 평균(23%)을 웃돌 것으로 예상되는 경기민감주로 삼성SDI 삼성전기 동양제철화학 삼성중공업 삼성테크윈 두산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두산인프라코어 대우인터내셔널 한진중공업 등을 제시했다.

조선과 기계업종이 대거 포함된 점이 눈에 띈다. 특히 조선주는 이미 기관의 집중 순매수 타깃으로 떠올랐다. 기관은 지난달 21일부터 삼성중공업을 연일 순매수하고 있다. 한진중공업에 대해선 이달 들어,대우조선해양의 경우 이달 5일부터 하루도 거르지 않고 사들이고 있다.

서정광 LIG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르면 내년 2분기 중에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증시에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이란 점을 염두에 두고 순이익 증가율이 돋보이는 종목을 선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적 턴 어라운드 종목에 각별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주문도 나온다. 정의석 굿모닝신한증권 투자분석부장은 "경기 침체가 얼마나 이어질지 모르지만 1년 전에 비해 주가가 거의 절반 수준으로 내려온 만큼 세심하게 종목을 분석해야 할 때"라며 "특히 불황의 터널이 끝나면 가장 크게 반등하는 특성이 있는 턴 어라운드 종목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부장은 "예를 들어 반도체와 액정표시장치(LCD) 등 정보기술(IT)주의 경우 경기 침체로 글로벌 경쟁 업체들이 쓰러지고 난 뒤 업황이 회복되면 더 큰 수혜를 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