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판 장하성펀드'로 불리는 랙시파트너스가 삼부토건 경영 참여를 선언한 지 1년6개월 만에 손절매에 나섰다. 주주행동주의를 표방하며 삼부토건 경영진에 주주가치 개선을 압박해 왔지만 주가가 급락하자 발을 빼는 모습이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랙시파트너스는 작년 말 삼부토건 지분을 7.39%까지 늘렸지만 지난달부터 꾸준히 팔아 4.56%로 낮췄다. 영국 아일오브맨에 본사를 두고 있는 랙시파트너스는 투자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수익 극대화를 추구하는 행동주의펀드(Activist Fund)로 국내에선 '영국판 장하성펀드'로 불렸다.

이 펀드는 2006년 말부터 삼부토건 주식을 꾸준히 사모았고 특히 2007년 5월 말에는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여'로 변경하며 경영진을 압박해 왔다. 랙시파트너스가 국내 상장사 가운데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곳은 삼부토건이 유일했다.

랙시파트너스는 이 같은 지분율을 바탕으로 주주총회에서 주주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삼부토건의 르네상스호텔을 재개발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삼부토건 주가가 금융위기 여파로 급락하자 랙시파트너스는 1만원 내외에서 보유 주식 처분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랙시파트너스는 삼부토건 주식을 주당 3만~5만원대에 매입해 손실률이 50%을 웃도는 것으로 관측된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