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값은 얼마까지 떨어질 수 있을까? 최근 자동차회사들이 경쟁적으로 차 값 할인에 나서고 있다. 12월 국내 일부 완성차업체의 차 값 할인폭은 차종,생산월에 따라 최대 15% 정도까지 확대됐다. 차 값이 더 떨어질지,떨어지면 최대 얼마까지 낮아질지가 소비자의 관심사다.
결론부터 말하면,모든 차에 적용되는 최대 할인폭이 법이나 제도로 정해져 있지는 않다. 하지만 자동차 업계에서는 30%를 가격 할인의 '마지노선'으로 설정해 놓고 있다. 자동차회사 직원이 자기 회사 차를 살 때 적용받는 '직원 할인'에서 이 점은 잘 드러난다. 직원 할인은 자동차회사가 가장 싸게 차를 파는 경우다. 직원 할인폭은 회사마다 다르지만,현대차가 26년 이상 장기 근속 직원에게 부여하는 30%가 최대치다.
'30% 마지노선'을 세워 둔 것은 지나친 할인 판매를 제한한 '법인세법 기본 통칙' 규정 때문이라고 업계는 설명한다. 통칙은 '할인 판매 가격은 회사의 취득가액(원가) 이상이며 다른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가격에 비해 현저하게 낮지 않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자동차 한 대를 생산하는데 들어가는 원가가 얼마인지 정확하게 밝혀져있지는 않지만, 설계·디자인을 포함한 공장 생산비용에 최소한의 마진을 감안하면 차종별로 70%까지 원가가 들어간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이를 위반해 소비자가 너무 싸게 차를 살 경우,자칫 매입금액과 일반적인 판매가격(적정가격)과의 차액에 대해 소비자가 소득세를 납부(세법상 '부당행위 계산의 부인')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일반인도 자동차회사 직원처럼 최대 30%까지 차를 싸게 살 수 있을까? "그럴 수는 없다"는 게 자동차회사들의 대답이다. 직원 할인율은 길게는 수십년간 직원이 회사 발전에 기여한 점을 고려해 임직원 복지혜택의 일환으로 부여된 것이기 때문이다. 한 자동차회사 관계자는 "자동차 가격 할인 폭은 원가, 판매 시점, 마케팅 정책 등 여러 요인에 따라 결정되고 최근처럼 경기가 침체되면 더욱 확대된다"며 "경기가 지금보다 더 악화되더라도 일반인에 대한 할인폭이 30%까지 확대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말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