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손실 난 펀드에 세금까지 내야 하는 것을 이해하기 힘들다'는 항변이 꽤 잦아지고 있다. 주가 하락으로 펀드 전체적으로는 손실이 났으나 원화 약세로 인해 환 노출형 해외 펀드에서 환차익이 발생함에 따라 소득세를 내야 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불합리하다고 느끼고 있다. 이러한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펀드가 과세되는 방법에 대해 정확히 알 필요가 있다.

펀드에서 발생되는 소득은 매매 시에 발생하는 매매차익(평가차익 포함),주식에서 발생하는 배당소득,채권의 이자소득,환차익 등으로 구분된다. 이 중 매매차익을 제외한 소득에 대해서는 일괄적으로 세금이 붙는다.

예를 들어 원금 1000만원을 투자했는데 주식으로 인한 평가손실이 500만원,이자와 배당소득이 10만원,환차익이 200만원 발생했다고 가정해보자.투자자는 손실이 290만원이므로 세금을 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렇지만 현 과세 기준에 따르면 주식평가손실은 과세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으므로 투자자는 이자와 배당,그리고 환차익의 합계인 210만원에 대해 소득세를 납부해야 한다.

펀드 소득은 기타 금융소득과 합산되어 과세되기 때문에 종합과세 최고 세율(38.5%)에 해당되는 투자자의 경우 실제 펀드 투자로 인한 총 손실액은 주가 하락에 따른 290만원에 세금 80만8500원을 더한 370만8500원이 된다.

대부분의 주식형펀드 투자자들은 매매차익 대비 이자소득과 배당소득이 미미하기 때문에 과세에 대한 관심이 높지 않았다. 심지어 과거에는 환율변동폭이 작았기 때문에 해외 투자 경험이 있는 일부 투자자조차도 환차익에 대해 과세를 하는 줄 몰랐다고 한다. 그러나 최근 몇 달 사이 환율이 50% 가까이 상승하면서 생각하지 못한 큰 금액의 세금을 부과받고 당혹해 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경우처럼 해외 주식형펀드는 배당이나 이자소득과는 달리 환차익은 규모가 클 수 있기 때문에 특히 소득세율이 높은 투자자들은 펀드 투자전략을 세울 때 과세 문제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한편 현재 주식 매매차익은 국내와 국외를 불문하고 비과세되고 있지만 해외 주식의 매매차익은 2009년 12월31일까지 한시적으로 비과세된다. 따라서 2010년 1월1일 이후에 증시가 회복되어 수익률이 개선된다면 해외 펀드 투자자는 국내 펀드 보유자와는 다르게 주가 상승분에 대한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 해외 펀드 투자자는 환차익에 따른 과세는 물론 향후 매매차익에도 과세가 되는 점을 숙지하고 투자 및 환매 시점을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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