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의 지주회사 전환설이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몇 년간 소문만 무성했던 유가증권시장 이전을 지난달 단행하면서 다음 수순으로 NHN이 지주회사 전환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황인준 우리투자증권 IB(투자은행)사업부 상무를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영입함에 따라 회사가 계획해온 각종 방안이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1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NHN은 지주회사 전환을 위한 전 단계로 인터넷 포털 부문과 게임 부문을 각자 손익을 구분하는 독립채산제로 운영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기술,디자인 부문 등 여러 지원 부문에 포함돼 있는 이들 양대 사업부문을 분명하게 구분하겠다는 전략인 동시에 이들 사업부문이 앞으로 사업자회사로 분리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재 NHN은 포털과 게임부문의 손익구조가 명확히 구분되지 않아 부문별 이익 규모를 산정하기 힘든 형편이다. 앞으로 인력 재배치 계획이 실행되면 독립채산제 추진이 급물살을 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지난해 LG에서 지주회사 전환에 참여했던 김상헌 경영관리본부장을 영입하면서 NHN의 지주회사 전환설이 본격적으로 제기되기도 했다. 당시 NHN은 "2006년부터 중장기 발전전략 중 하나로 결정되거나 추진된 상황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NHN이 지주사로 전환할 경우 인적분할 형태로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최찬석 유진투자증권 책임연구원은 "인적분할을 통해 게임 부문을 자회사로 떼어낸 뒤 게임 자회사가 모회사에 현물 출자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며 "게임 부문은 웹젠을 인수한 NHN게임스와 묶는 경우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지주회사 전환을 통해 12.18%에 불과한 이해진 이사회 의장 측의 지분율을 확대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대해 NHN 관계자는 "회사의 성장을 위한 다양한 방안 중 하나"라며 "아직 검토 단계여서 구체적으로 결정된 방침은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분리를 한다고 해도 회사의 가치가 올라가지는 않는다"며 "오히려 시가총액이 줄어들어 수급상 나쁜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조재희 기자 joyj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