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여건이 불안정해지면서 부동산 시장에서는 호재보다는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 집값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정부가 다주택자에 대한 중과세율을 완화하는 세제개편안을 내놓았지만, 매수세가 증가될 것이라는 기대감보다는 매물증가로 아파트 가격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아파트 가격은 전주에 이어 이번주에도 하락했다.
특히 부동산 시장 변화에 민감한 재건축 아파트는 -1.14%의 변동률을 기록하면서 지난 2003년 11월 이후 5년만에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12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번주(5~11일) 서울지역 아파트 매매 변동률은 전주보다 -0.08%p 커진 -0.34%를 기록했다. 신도시는 -0.23%, 수도권은 -0.13% 하락률을 나타냈다.

서울지역 아파트 가격은 서남권을 비롯해 강북권까지 전주보다 하락폭이 커졌다. 강동구가 1.24% 하락한 것을 비롯해 ▲강북(-1.16%) ▲광진(-0.59%) ▲서초(-0.59%)순으로 떨어졌는데 전주보다 하락폭이 컸다.
그 뒤로 ▲강남(-0.55%) ▲송파(-0.49%) ▲종로(-0.39%) ▲마포(-0.3%) ▲양천(-0.3%) ▲노원(-0.12%) 순으로 떨어졌다. 하락폭은 미미하지만 상반기 상승했던 ▲구로(-0.04%) ▲금천(-0.04%) ▲중랑(-0.05%)도 점차 하락폭이 점차 커지는 상황이다.

젊은 신혼부부 실수요가 두터운 강북구는 대단지 아파트에 입주가 6~7년 된 비교적 새 아파트임에도 불구하고 거래가 없어 급매물이 쌓이면서 시세가 하향 조정됐다. 미아동 SK북한산시티 전면적이 1250만~2000만원, 벽산라이브파크 전면적이 500만~2000만원 떨어졌다.

서초구는 이달 17일부터 반포동 반포자이 3410가구가 입주할 예정으로, 주변 아파트 저가매물 위주로 거래가 돼 재건축 아파트 중심으로 하락세가 컸다. 서초동 진흥 142㎡가 1억원 가량 빠졌다.

강남구는 서울시가 용적률 법적상한선까지 확대한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문의전화는 늘었지만 저가 매물 위주로 거래가 이뤄져 가격이 하향 조정됐다. 주공1단지 59㎡가 2500만원 떨어졌다.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는 융자가 높아 경매로 넘어갈 위험한 물건들이 몇 건 나오면서 가격이 크게 떨어졌다. 127㎡가 7500만원 하락했다.

구로, 가산디지털단지로 직장인 수요가 많았던 서남권 구로(-0.05%)도 가격이 하락세다. 상반기 가격을 높게 내놓아 타이밍을 놓친 매물들이 추가 가격 하락 전에 팔고자 낮춰서 매물을 내놓고 있다.

노원은 상반기 급등한 소형 면적이 오를 만큼 올랐다는 인식에 추가 가격 하락 전에 팔겠다는 생각으로 급매물이 늘어 가격이 떨어졌다. 하계동 건영 64㎡가 1000만원 떨어졌다.

신도시는 ▲분당(-0.33%) ▲일산(-0.13%) ▲평촌(-0.23%) ▲산본(-0.17%) ▲중동(-0.04%) 순으로 하락했다. 분당은 올 연말부터 본격적인 입주가 시작되는 판교로 중형중심으로 가격 하락세가 크다. 또 고급주상복합 아파트 중 DT(총부채상환비율)I규제 없이 융자를 많이 받고 투자한 투자자나 다주택자들이 자금압박에 급매물로 내놓고 있다. 삼성아데나루체 195㎡가 5000만원 가량 빠졌다.

수도권은 과천이 0.49% 하락했으며 ▲하남(-0.44%) ▲성남(-0.35%) ▲동두천(-0.34%) ▲용인(-0.31%) ▲광명(-0.25%) ▲부천(-0.2%) ▲시흥(-0.19%) ▲의왕(-0.19%) ▲화성(-0.18%) ▲구리(-0.17%) 순으로 하락했다.
과천은 신규 유입인구는 적은데 지역 자체에서 소화하기 힘든 물량인 총 3143가구 새 아파트 입주영향이 지속되면서 새 아파트는 물론 기존아파트 가격 대형 면적중심으로 가격을 하락세로 이끌고 있다. 새아파트 입주물량이 과천시 중앙동 주공10단지 132㎡가 3000만원, 래미안에코펠리스 138㎡는 4000만원 가량 하락했다.

부동산114 이미윤 과장은 "최근 부동산 규제 완화 뿐만 아니라 11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까지 사상최대폭인 1%p 인하되면서 부동산 시장의 영향에 대해 관심이 커지고 있다"면서 "하지만 부동산 규제완화에도 불구하고 매수자들이 움직이지 않고, 기준금리 역시 시중금리인하로 연결될지 미지수인 상황에서 부동산시장의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과장은 "당분간 아파트 가격의 하락세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일부 소형에서 중형, 서울 외곽에서 강남권으로 이동하려는 수요자들의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지만, 내년 상반기까지는 관망세가 주를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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